미국이 미군 아파치 공격헬기 격추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하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 직후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모두 상대의 군사 행동에 대한 자위적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 휴전 이후 이어져 온 저강도 보복 공방이 다시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충돌의 발단은 8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사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이란은 관련성을 부인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9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의 방공망과 지상 통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 등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작전이 헬기 격추 사건에 대한 대응이며, 공습 대상에는 방공 체계와 지휘·통제 시설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공격을 “비례적 대응”이자 자위권 행사라고 규정했다.
중부사령부는 역내 미군과 해상 통항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아파치 헬기 사건과의 연관성을 거듭 부인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이란군이 군사 작전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언론은 미국의 공격이 자스크, 시리크, 케슘섬 등 남부 지역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여러 차례 폭발음이 보고됐으며, 일부 통신 시설과 저수조가 파손돼 상수도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역내 미국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바레인에 정박 중인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이에 대한 공식 확인을 내놓지 않았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의 어떤 공격도 응답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충돌은 지난 4월 휴전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은 미·이란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양측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역내 미군 주둔 등을 둘러싸고 대립을 이어왔다.
미국은 공습을 자위적 대응이라고 설명했고, 이란도 미사일·드론 공격이 정당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협상 동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