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 펀자브주가 신성모독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한 법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현지 기독교계를 비롯한 소수 종교인들에 대한 종교 탄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6월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2023년 관련 혐의로 기소됐던 현지 목회자들은 현재 보석 상태이나 극심한 생활고와 지속적인 법적 압박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펀자브주 의회는 지난 4월 13일 시크교 경전인 ‘구루 그란트 사히브’ 모독 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굴라브 찬드 카타리아 주지사의 승인을 거쳐 4월 20일 정식 시행된 이 법안은 과거보다 처벌 수위를 크게 상향하고 경찰의 권한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성모독 행위 시 최소 7년에서 최대 20년의 징역형과 함께 20만~100만 루피(약 2,150달러~1만 7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공동체 화합을 저해할 목적이 인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 및 250만 루피의 벌금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특히 이 범죄는 영장 없이 체포가 가능하고 보석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단속 공무원에게는 법적 면책 특권이 부여된다.
2023년 기소 목회자들 생활고 직면 소수 종교 박해 우려 고조
법 개정 이전인 2023년 인도 형법 295A조(종교적 감정 모욕) 위반 혐의로 구금됐던 두 명의 목회자는 구금 당시 가혹 행위와 건강 악화를 겪은 뒤 현재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들의 소속 교회는 폐쇄 조치됐고 당사자들은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지역 사회에서 추가 기소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번 인도 펀자브주 신성모독법 개정안이 소수 종교를 억압하는 도구로 남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버트 두아 펀자브 기독교 연합회 회장은 이 법이 시크교 경전만을 특정해 보호하는 편파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비판했다. 존 다얄 전인도 가톨릭 연맹 대변인은 시크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하층 카스트 계층이 기존 경전을 처리하는 일상적 과정에서 악의적인 고발을 당해 억울하게 처벌받을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현행범 체포 요건 완화와 보석 불허 규정도 기독교 박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거가 불충분한 고발만으로도 피의자를 즉각 구금할 수 있어 일선 마을에서 기독교인의 통행이나 종교 활동을 통제하는 구실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주정부 개종 금지법 추진 시사 사법부 위헌 소송 제기
주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인도 전역으로 확산하는 기독교 탄압 및 개종 금지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카타리아 주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교 개종 문제를 비판하며 펀자브주에도 취약 계층의 개종을 막는 법률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현지 교계는 인접한 라자스탄주 등 개종 금지법을 도입한 다른 주에서 기독교인 대상 폭력과 허위 기소가 급증했던 사례를 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시크교 내부와 사법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시크교 최고 권위 기관인 아칼 타흐트는 주 정부에 종교 관계자를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는 일부 조항 삭제를 요구했으나 바관트 만 펀자브주 수석장관은 이를 거부했다. 또한 인도 성공회(CIPBC)는 해당 법안이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며 펀자브 및 하리아나 고등법원에 시행 유보 및 법안 폐기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26년 기독교인이 살기 어려운 국가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했다. 현지 복음주의 연맹 종교자유위원회 통계 결과 기독교인을 겨냥한 인도 내 적대 행위는 2014년 147건에서 2025년 747건으로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