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비밀경찰 고문, 피해 목사 강제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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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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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슈라이더 목사 감형 직후 국외 추방 조치...유엔 등 국제사회 종교 탄압 진상 규명 촉구
파벨 슈라이더 목사의 모습. 그는 키르기스스탄 비밀경찰로 부터 수감 중 가혹한 고문을 당해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강제로 추방당했다. ©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키르기스스탄 비밀경찰이 수감 중 가혹한 고문을 당해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자국 출신 목사를 국외로 강제 추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6월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수사 당국의 무자비한 인권 유린과 종교 탄압 행태가 적나라하게 수면 위로 드러나며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 포럼 18의 발표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국가보안위원회(NSC) 소속 요원들은 지난 4월 9일 66세의 파벨 슈라이더 목사를 국경 밖으로 전격 추방했다. 슈라이더 목사는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났으나 러시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그의 아내 넬랴 역시 구금과 폭력의 공포 속에 남편과 함께 출국길에 올랐다. 당시 요원들은 목사를 차에 태워 국경으로 데려간 뒤 어떠한 추방 관련 공식 서류나 여권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재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참되고 자유로운 개혁 안식일교회 소속인 슈라이더 목사는 평생을 헌신한 고국 키르기스스탄에 머물기를 간절히 희망했으나, 현재는 어쩔 수 없이 타국에서 망명처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불법적인 강제 추방 사태와 관련해 포럼 18 측이 키르기스스탄 국가보안위원회에 공식적인 진상 규명과 해명을 요구했으나 당국은 일체의 답변을 거부하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법원 감형 직후 기습 추방과 수감 중 방치된 치명적 뇌 손상

CDI는 이번 추방 조치가 슈라이더 목사가 대법원으로부터 감형 판결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된 직후 기습적으로 단행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5일 수도 비슈케크 대법원은 목사에게 내려진 남은 3년의 징역형을 평균 임금 3개월 치에 해당하는 벌금형으로 대폭 감형했다. 교도소 당국은 판결 당일 그를 석방했고 목사 측은 억울함 속에서도 벌금을 완납했다. 통상적으로 강제 추방 시 본인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관례와 달리, 국가보안위원회 요원들은 사건 당일 어떠한 비용도 요구하지 않고 황급히 그를 국경 밖으로 몰아냈다.

추방되기 전 슈라이더 목사는 국가 구금 시설에서 장기간 머물며 돌이킬 수 없는 건강 악화를 겪었다. 목사의 딸인 베라 슈라이더가 제21호 교도소 측에 긴급 의료 지원을 피눈물로 호소한 끝에, 지난 9월 교도소장인 아자트 쿠다이베르게노프 소령은 의료진의 진찰 결과를 문서로 확인해 주었다. 당시 교도소 측은 목사가 수감 중 심각한 외상성 뇌 손상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참혹한 인지 장애가 발생했다고 가족들에게 공식 통보했다.

결국 교도소 당국은 10개월간 그를 구금했던 제21호 교도소에서 비슈케크의 제31호 교도소 내 보안 의료 시설로 그를 뒤늦게 이감했다. 가족들은 9월 항소심 법정에서 아버지가 눈에 띄게 쇠약해진 것을 목격하고 즉각적인 병원 이송을 서면으로 강력히 요구했으나, 당국이 2주가 넘도록 생명이 위독한 목사를 방치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가족 측은 뇌 손상의 일종인 뇌병증이 목사의 전반적인 건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며 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조작된 혐의와 비밀경찰의 잔혹한 고문 논란 국제사회 분노 확산

키르기스스탄 종교 탄압의 희생양이 된 슈라이더 목사는 당초 '적대감 조장'이라는 혐의로 3년 형을 선고받았다. 교회 지지자들과 인권 단체들은 이 혐의가 당국에 의해 철저히 조작되었다고 지적한다. 사건은 국가보안위원회 비밀경찰이 비슈케크에 위치한 목사의 자택과 평범한 신도 10명의 집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무자비하게 시작됐다. 포럼 18은 경찰이 체포 직후 진행된 심문 과정에서 슈라이더 목사와 다른 신도 3명에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잔혹한 고문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키르기스스탄 경찰 당국은 고문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슈라이더 목사가 국가 고문 방지 센터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심문 당시 5명의 무장 요원이 목사의 머리와 가슴을 무차별 구타하고 뒤에서 척추를 가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요원들은 잊지도 않은 범죄의 자백을 강요하며 쇠파이프를 동원해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비밀경찰은 신도인 이고르 초이에게 전기 충격기까지 사용하며 슈라이더 목사에게 불리한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 초이는 심각한 다발성 상해를 입으며 쓰러지면서도 끝내 당국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며 신앙을 지켰다.

이 같은 끔찍한 국가 폭력 실태가 알려지자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분노와 규탄에 나섰다.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 나질라 가네아를 포함한 5명의 유엔 특별보고관은 키르기스스탄 정부에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참되고 자유로운 개혁 안식일교회 신도들을 향한 표적 수사와 부당한 체포, 가혹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목사가 셀로판지로 목이 졸리고 전기 충격기로 고문을 당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토대로, 키르기스스탄 정부 차원의 즉각적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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