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국제미디어협회(MAI) 유럽 지부가 지난 5월 5일부터 8일까지 체코 프라하 중심부의 옛 수도원 건물에서 제1회 범유럽 미디어페스트를 개최했다고 6월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유럽 내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시대에 맞는 정보 전달 및 소통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유럽 기독교 미디어페스트에는 체코를 비롯해 루마니아 헝가리 그리스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17개국에서 72명의 미디어 전문가가 참석했다. 헤더 푸볼스 MAI 회장을 포함한 미국 관계자 3명도 자리를 함께하며 유럽 전역의 기독교 출판 및 미디어 사역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교류의 장이 열렸다.
행사의 공식 주제는 '예수님이 답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무엇인가?'로 정해졌다. 주최 측은 기독교 미디어가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정답을 제시하기에 앞서 사람들이 실제로 던지는 질문과 필요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행사 전반에 걸쳐 강조했다.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경청과 시대적 질문 파악
기조연설에 나선 성경 번역가 알렉산드르 플렉은 성경이 정답뿐만 아니라 인류가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들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수가 복음서에서 100개에 가까운 질문을 던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효과적인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은 완벽한 정답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역설했다.
영국의 독립 기독교 출판사 SPCK의 샘 리처드슨 최고경영자는 콘텐츠 과잉과 주의력 결핍 시대의 대중 소비 성향을 분석했다. 그는 현대인들이 팬데믹과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극심한 불안을 겪고 있으며 자신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부재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대중이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을 두는 동향을 언급하며 이들이 삶의 의미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정보 소음에 지쳐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리처드슨 최고경영자는 대중이 더 이상 거대 기관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 않으며 진정성 있는 개인과 브랜드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608쪽 분량의 인공지능 관련 기독교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사례를 들며 독자의 지적 수준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유럽 각국 기독교 미디어 사역 실무 사례 및 대응 방안 공유
이번 행사에서는 유럽 각국의 다양한 기독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실무 사례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튀르키예의 괴칸 탈라스는 기독교가 서구 문화로 인식되는 현지 상황을 설명하며 신학적 언어보다 기독교인의 실질적인 삶의 태도가 복음 전파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체코의 파벨 에더는 소속감이 믿음보다 우선시되는 프라하 환경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동체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디어 제작 및 출판 환경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이어졌다. 카를로 카렌호는 출판계에 불어닥친 인공지능 기술의 영향을 설명하며 이를 두려워하기보다 창의적인 도구로 수용할 것을 제안했다. 클라우스 크로그는 난독증 환자 등을 위한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개선 방안을 발표했으며 자넷 윌슨은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 제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다니엘라 베네벨리는 텍스트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편집자의 역할이 저자의 목소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안내하는 것임을 지적했다. 또한 불가리아의 블라디 라이치노프는 사역과 일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나누며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네덜란드의 릭 주주는 매일 진행된 논의 내용을 시적인 언어로 요약해 발표했다.
유럽 기독교 미디어 네트워크 확장 및 정례 행사 발전 도모
참가자들은 오전 시간 동안 전체 세션과 실무 워크숍을 밀도 있게 진행한 뒤 오후에는 프라하 시내에서 5개의 가이드 투어에 참여했다. 이들은 프라하의 역사와 숨겨진 교회 시설 등을 탐방하며 유럽 사회 내 신앙의 발자취와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의 사회적 역할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MAI 유럽 지부 측은 이번 행사가 약 10년에 걸친 기획과 논의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사역자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며 견고한 유럽 기독교 미디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체 평가했다.
제1회 미디어페스트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탕으로 향후 행사에 대한 각국의 유치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MAI 유럽 지부는 현재 그리스 이탈리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튀르키예 등으로부터 행사 개최 초청을 받은 상태다. 주최 측은 앞으로 3년에서 4년 주기로 유럽 내 여러 국가를 순회하며 미디어페스트를 대표적인 기독교 미디어 연대 행사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