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창조론 어떻게 볼 것인가

기독교학문연구회·고려신학대학원, ‘AI시대 창조론 톺아보기’ 학술대회 개최
‘AI시대 창조론 톺아보기’를 주제로 열린 2026 기독교학문연구회 춘계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고려신학대학원 천안캠퍼스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기독교학문연구회 제공

기독교학문연구회(회장 박동열)와 고려신학대학원이 30일 고려신학대학원 천안캠퍼스에서 ‘AI시대 창조론 톺아보기’를 주제로 2026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주관했으며 고려신학대학원과 새로남교회가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학자와 과학자,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창조론을 둘러싼 다양한 학문적 논의를 펼쳤다.

기독교학문연구회 박동열 회장은 초대글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현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ChatGPT를 비롯한 AI 기술이 빅데이터와 컴퓨터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대 첨단기술의 발전과 함께 시장 논리가 의료와 교육 등 공공 영역은 물론 종교 영역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성경은 교환과 거래 중심의 시장 논리와는 다른 ‘선물의 논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인 예수 그리스도와 창조 세계에 대한 이해가 오늘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무에서의 창조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또 다른 최고의 선물”이라며 “학교와 가정, 교회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하고 있는 창조의 진리를 AI 기술이 첨예화된 시대에 다시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한국 창조론 운동 40년 역사 조명… “다극 구조로 재편 중”

기독교학문연구회와 고려신학대학원이 30일 고려신학대학원 천안캠퍼스에서 ‘AI시대 창조론 톺아보기’를 주제로 2026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주제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기독교학문연구회 제공

주제강연은 김철수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부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양승훈 에스와티니 기독의과대학교 총장, 정대경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김아람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각각 발표자로 나섰다.

먼저 양승훈 박사는 ‘한국 창조론 운동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지난 40여 년간의 한국 창조론 운동의 흐름을 정리했다.

양 박사에 따르면 한국의 창조론 운동은 사실상 1981년 한국창조과학회 설립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그는 한국 창조과학 운동의 특징으로 엘리트 과학자 중심의 운동과 교파를 초월한 폭넓은 수용을 꼽았다.

양 박사는 “카이스트,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의 기독교 과학자·공학자들이 운동을 주도했으며, 미국 등지와 달리 한국에서는 복음주의 교회뿐 아니라 일부 진보 교회까지 창조과학 운동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2017년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퇴 사건을 계기로 창조과학 운동이 사회적으로 큰 도전에 직면했다”며, 당시 창조과학회 이사 경력이 공직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되면서 창조과학 운동이 처음으로 공직 부적격 논란의 이유로 거론됐다는 것이다.

양 박사는 1980년대 창조과학 운동의 국내 도입과 창조과학회 창립, 1990년대 전성기, 2000년대 이후 내부 비판과 대안 운동의 등장, 2017년 박성진 사태, 그리고 최근 교회 중심의 활동으로의 변화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 창조론 운동의 성과로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한국교회에 본격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수만 회에 이르는 강연과 활발한 출판 활동, 전국적 조직망 구축 등을 통해 평신도들에게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설명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문 분야 연구 부족, 신학자 참여 제한, 해외 자료 의존, 조직의 경직성, 사회적 신뢰 하락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양 박사는 “현재 한국 창조론 운동이 창조과학회 중심의 젊은지구론뿐 아니라 지적설계론, 다중격변창조론, 유신진화론 등 다양한 입장이 공존하는 다극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앞으로의 과제로 신학자의 적극적인 참여, 과학 공동체의 검증과 평가, 청년 세대와의 소통, 복음주의 내 다양한 견해에 대한 교육, 공교육과의 건강한 대화, 국제적 학술 네트워크 확대 등을 제시했다.

양 박사는 “한국 창조과학 운동은 20세기 후반 한국 기독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운동 중 하나였다”며 “앞으로의 과제는 특정 입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과 과학, 교회와 시민사회가 정직하게 대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 AI 시대 유전자 기원 연구 주목… “논쟁에서 검증의 영역으로”

‘AI시대 창조론 톺아보기’를 주제로 열린 2026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자와 패널들이 창조론과 과학, 인공지능 시대의 신앙적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기독교학문연구회 제공

김아람 박사는 ‘AI 시대, 유전자 기원 연구: 논쟁에서 검증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박사는 “유전자가 단순한 DNA 배열이 아니라 프로모터, 인핸서, 코딩서열, 비번역 영역 등 다양한 기능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복합 정보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 기술과 AI 기반 알고리즘의 발전이 기존 분자진화 연구의 여러 가정들을 재검토하게 만들고 있다”며 “평균 돌연변이율, 단일 계통수 가정, 무한사이트 가정 등 기존 모델들이 실제 유전체 데이터에서는 반복적으로 예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자 기원 연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lphaFold와 같은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과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특정 유전자가 자연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 사례로 꿀벌속 고아 유전자인 ‘Apisimin’의 기원을 분석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새로운 유전자의 탄생 과정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물학적 가정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유전자 기원 연구는 이제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AI 시대는 창조론과 진화론 모두가 자신의 가정을 더욱 엄밀하게 검증받아야 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생명의 최초 기원에 대해서는 창조론과 진화론 모두 완전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생명체 출현 이후의 변화와 적응, 분화 과정은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해 연구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정대경 박사는 ‘유신진화론에 대한 신학적 변호’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 박사는 유신진화론의 특징으로 성서적 충실성과 전통적 신앙에 대한 존중, 인식론적 정직성, 신정론적 설득력, 기독론적 풍요성 등을 제시하며 신학적 의의를 설명했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강연자들과 함께 이윤석 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 원장, 차수진 한양대학교 류마티즘연구원 연구교수, 강윤희 백석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AI 시대와 창조론, 과학과 신앙의 관계, 한국교회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학제 간 대화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 세계관·교육·AI·공공신학 등 다양한 연구 발표

행사 후반부에는 세계관, 사회과학, 경제경영, 교육학, 인문학, 공연예술 등 분야별 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최용준 박사(한동대)가 ‘니콜라이 그룬트비의 성경적 세계관과 사역에 관한 고찰’ △김영록 박사(침신대학원 석사졸업, 새늘교회 전도사)가 ‘인공지능(AI) 시대와 기독교세계관의 창조: 포스트크리스텐덤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중심으로’ △강상우 박사(사회복지 CoramDeo)가 ‘이슬람혐오(Islamophobia) 원인에 대한 소고: 서술적 다원주의 관점에서 평화를 지향하며’ △김찬동 박사(충남대)가 ‘풀뿌리민주주의와 공공성: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장원규 박사(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가 ‘법리와 기독론 관점에서 AI기술 개발’ △정종헌 박사(이화여대)가 ‘검사의 소추재량권에 대한 사법적 통제 방안 연구 - 현행 공소취소 및 공소장변경 제도의 한계를 중심으로’ △송재일 박사(명지대)가 ‘교회에서 공동체주의와 공동소유의 법적 의미’ △김세중 박사(기업사회가치연구소/한림대 겸임교수)가 ‘인류세 시대 창조론의 재검토와 생태경제적 거버넌스 전환’ △이선복 박사(동서대)가 ‘일본 기독교 개혁파교회의 형성과 신학 고찰’ △이경락 박사(백석대)가 ‘트럼프 2기 보호무역 및 지정학 전략: 베네수엘라·이란 사례를 중심으로’ △유재봉 박사(성균관대)가 ‘아리스토텔레스 자유교육의 두 가지 해석 가능성: 기독교적 자유교육의 시론적 탐색’ △이한진 박사(한동대)가 ‘수학윤리-기독대학에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홍참길 박사(한동대)가 ‘책임 있는 공학과 AI 교육을 위한 전공입문교과의 설계와 운영: 한동대학교 「공학설계입문」과 「AI개론」 사례’ △문정수 박사(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 연구위원)가 ‘환원 없는 조율: 칭의와 그리스도와의 연합, 교의적 문법, 그리고 개혁파 구원론에서 설명적 의존의 한계’ △최태연 박사(백석대 은퇴교수)가 ‘캘빈 시어벨트를 통해 본 기독교 미술의 사회적 역할’ △소은희 박사(숙명여대)가 ‘AI 시대와 창조 개념의 번역 -賀清泰<古新聖經> 주석 연구 중심으로’ △최중화 박사(부산장신대 부교수, 평신도신학원장)가 ‘생존의 엔진으로서의 쩨다카: 디아스포라의 4대 전략과 현대적 사회 자본으로의 확장’ △안승훈 박사(서울대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가 ‘현대 철학으로서의 쩨다카와 한국 사회의 함의: 개인주의, 공동체주의 그리고 민주주의’ △이은형 박사(명지대)가 ‘AI 시대 인간 몸 경험과 무용교육의 의미 탐색 - 기독교적 인간 이해를 중심으로’ △강미리 박사(서울예술신학교)가 ‘기독교 창작무용 ‘나를 통하여’ 작품에 대한 연구’ △이신영 박사(명지대 객원교수)가 ‘현대 기독교 예배음악의 실천신학적 성찰을 통한 예배무용의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대학원생 분과에서는 △박영진 대학원생(침신대 신학대학원 석사)이 ‘생성형 AI와 신앙의 양립 가능성 연구 : 창세기 2:15, 퍼스의 탐구 이론, 파스칼의 마음의 질서를 중심으로’ △박채원 대학원생(성균관대 교육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가르침의 의미’ △허유찬 대학원생(충북대 학부생)이 ‘예술인 김민기의 이타적 삶과 기독교적 이웃사랑의 연관성 고찰’ △권미영 대학원생(성균관대 교육학과 박사수료)이 ‘현대적 자유교육론의 한계와 그 대안 - 아우구스티누스의 자유교육론을 중심으로’ △진은혜 대학원생(성균관대 교육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초기 저작에 나타난 자유교육 이상 - 이성과 진리, 행복한 삶’ △김아름 대학원생(성균관대 교육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이 ‘아우구스티누스 종교적 자유교육론의 발전 양상:「참된 종교」를 중심으로’ △이수 대학원생(한동대 학부생)이 ‘자기표현과 공동체 의식 사이의 균형에 관한 연구 - 별무리 고등학교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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