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의 공동성명에 강하게 반발하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다시금 명백히 하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비핵화는 절대로,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반응은 최근 쿼드 외교장관들이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번 공동성명을 두고 미국 주도의 진영 대결 구도와 특정 국가를 겨냥한 적대적 움직임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 “쿼드는 미국 일극지배 전략 도구” 비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쿼드 외교장관 공동성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직면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쿼드 외무상회의 공동성명은 지역 국가들이 직면한 당면한 도전과 위협을 심각하게 왜곡했을 뿐 아니라 특정 국가들을 겨냥한 적대적 의사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쿼드 참가국들이 북한의 주권적 권리 행사를 문제 삼으며 비핵화를 거론한 것은 쿼드가 미국의 일극 지배 전략 실현에 복무하는 정치·외교적 도구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문제를 언급하며 협력 강화를 강조한 쿼드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북한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과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 추진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주도의 쿼드가 우리 국가를 비롯한 지역 국가들에 대한 적대적 입장을 고취하고 있다”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진영 대결 기도를 더 이상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쿼드 공동성명 “북한 비핵화 의지 재확인”
앞서 쿼드 외교장관들은 지난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내용과 함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또 별도로 공개된 설명자료에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에너지와 핵심 자원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쿼드 공동성명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부 “북한, 비핵화 불가 입장 반복”
통일부는 북한의 이번 반응에 대해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7월 쿼드 외교장관회의 당시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반응했지만 이번에는 대응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비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일본과 호주까지 함께 비판하면서 중국 입장을 두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자신들의 비핵화 불가 입장을 일관되게 재확인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비핵화 불가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반도 정세와 북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 국면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쿼드의 대북 메시지와 북한의 강경 대응이 맞물리면서 향후 북핵 문제와 동북아 안보 구도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