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타냐후는 내 뜻 따른다”… 이란 공습 재개 제동

미국, 외교 협상에 무게 실으며 이스라엘 압박… 중동 정세 다시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독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 충돌 확대를 경계하며 외교 협상에 무게를 싣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사실상 공개적인 통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그는 내가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이란 핵시설과 주요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습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온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과 배치되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은 전쟁 재개와 합의의 경계선 위에 있다”며 “이란에 한 번의 기회를 줄 것이고,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군사 행동보다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하겠다는 미국의 현재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미묘한 균열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양국 정상이 이란 문제를 놓고 긴장된 통화를 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는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이란과의 전쟁 재개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스라엘, 이란 해법 놓고 시각차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중재국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종전 의향서 초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초안에는 휴전 체결 이후 약 30일 동안 이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핵심 현안을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 가능성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란 핵시설과 군사 인프라를 더욱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군사적 우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이란 정권 핵심 시설을 추가로 타격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통화 직후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고 탄도미사일 전력 제한,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협상안에는 탄도미사일 문제나 중동 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문제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핵 문제에서도 이스라엘이 기대하는 수준의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 측 판단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화되는 전쟁 부담과 경제적 비용을 줄이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공습을 재개해 이란 정권에 더 큰 피해를 입히길 원하고 있다”며 양국 간 시각차를 짚었다.

이어 “두 정상 모두 직설적인 성향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통화는 종전과 군사 행동을 바라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분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휴전 이후 좁아진 이스라엘 입지

중동 외교가에서는 최근 들어 이스라엘의 발언권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국을 설득해 대이란 군사 행동에 힘을 실어왔고, 지난 2월 말에는 테헤란 공습을 통해 이란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공격을 단행하며 전쟁 국면을 주도해왔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이란 지도부 제거 작전을 시도하며 강경 노선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3월만 해도 종전 여부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와의 상호 결정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스라엘과의 공조를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휴전과 협상 중심 기조로 방향을 틀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2주 휴전’이 타결됐을 당시에도 관련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공유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그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것”이라는 발언 역시, 종전과 전쟁 재개 문제에서 최종 결정권은 미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TOI는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왔지만, 동시에 미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받아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긴장 여전… 공습 재개 가능성도

다만 중동 정세가 곧바로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으로부터 완전하고 100% 만족스러운 답을 받아야 한다”며 “남은 질문은 우리가 직접 가서 일을 마칠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문서에 서명할 것인지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 행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동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일 또는 수주 안에 이란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다시 군사 행동을 선택할 경우 에너지 시설과 주요 인프라가 우선적인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스라엘 역시 추가적인 군사 작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뿐 아니라 군 수뇌부 제거 작전과 주요 인물 암살 작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액시오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수주 안에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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