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론조사 “종교 역할 확대 체감”… 정치 개입엔 거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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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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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 조사서 교회 정치 참여 반대 여론 우세… 공화·민주 지지층 인식 차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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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동시에 상당수 미국인은 교회와 종교기관이 선거 정치나 일상적인 정치 논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5월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4월 6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성인 3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는 “종교가 미국 사회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퓨리서치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최근 2년 사이에만 1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종교 영향력 확대에 대한 인식과 별개로, 교회의 정치 개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부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9%는 교회나 종교기관이 선거 기간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또 약 3분의 2는 종교기관이 일상적인 정치·사회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러한 수치가 최근 몇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응답자의 55%가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는 종교 영향력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반대로 종교 영향력이 약해지는 현상을 우려하는 응답을 포함한 수치다. 반면 22%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공화당·민주당, 종교 역할 두고 뚜렷한 시각차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 정치권의 극심한 진영 갈등이 종교 문제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공화당 지지층과 공화당 성향 무당층 가운데 75%는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과 민주당 성향 무당층에서는 38%만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종교 역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비율도 37%로 나타나 긍정 응답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은 정부와 기독교의 관계 강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화당 성향 응답자의 27%는 미국 연방정부가 기독교를 공식 국교로 선언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약 2년 전보다 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같은 의견에 동의한 비율이 8%에 그쳤다.

전체 미국 성인을 기준으로 보면, 기독교를 공식 국교로 지정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17%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조사 당시 13%보다 상승한 수치다.

또 응답자의 43%는 정부가 기독교를 공식 종교로 선언할 필요는 없지만 기독교적 도덕 가치는 장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38%는 정부가 기독교를 공식화하거나 장려하는 역할 모두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종교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동시에 정교분리 원칙과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 역시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성경·정교분리 논쟁도 계속

이번 조사에서는 성경이 미국 법률과 정책에 미쳐야 하는 영향력에 대한 질문도 포함됐다.

응답자의 51%는 성경이 미국 입법 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이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경우 85%가 성경이 입법에 영향을 줘야 한다고 답했으며, 62%는 성경의 가르침과 국민 다수의 의사가 충돌할 경우 성경의 원칙이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정교분리 원칙을 약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지지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적극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21년 19%에서 올해 13%로 하락했다. 반대로 정교분리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54% 수준을 유지했다.

일부에서 ‘기독교 민족주의’ 논쟁과 연결해 주목하는 질문도 포함됐다.

‘하나님이 미국을 다른 나라보다 특별히 더 선호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5%에 불과했다. 이는 2021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서 다수는 해당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사회에서 종교와 정치의 관계가 여전히 민감한 문제로 남아 있으며,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와 정교분리 원칙 사이에서 복합적인 인식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독교 민족주의’ 인지도 상승…논쟁도 확대

이번 조사에서는 ‘기독교 민족주의(Christian nationalism)’라는 용어에 대한 인지도 역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9%는 해당 표현을 한 번 이상 들어보거나 읽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년 전보다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호감과 반감도 함께 증가했다.

기독교 민족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2022년 5%에서 올해 10%로 늘었다. 반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4%에서 31%로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응답자의 40%는 해당 용어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19%는 뚜렷한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기독교 민족주의에 가장 우호적인 종교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20%는 기독교 민족주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기독교 국교화나 성경 우선 원칙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나타냈다.

반면 가톨릭과 비복음주의 백인 개신교인, 흑인 개신교인들은 종교의 사회적 역할 자체에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정부와 기독교의 공식적 결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사회에서 기독교 민족주의 논쟁은 단순한 종교 이슈를 넘어 정치와 정체성, 국가 가치관 문제까지 연결되면서 점차 더 큰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보수 기독교도, 세속 진보 진영도 지나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 사회 내부의 상반된 불만도 함께 드러났다. 응답자의 52%는 보수 기독교 세력이 정부와 공교육 영역에 종교적 가치를 지나치게 밀어 넣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48%는 세속적 진보 진영이 공공 영역에서 종교적 가치를 지나치게 배제하려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18%는 두 주장 모두에 동의한다고 답해, 미국 사회에서 종교와 정치 문제를 둘러싼 피로감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치적 견해 차이와 별개로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층 모두 교회가 특정 정치 후보를 공개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조사가 미국 사회에서 종교와 정치, 공공 영역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기 연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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