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 박사)는 8일 오후 서울 안암동 세미나실에서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 교수의 삶과 신학’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아래 글은 이날 세미나에서 연규홍 박사가 발표한 설교문입니다-편집자 주
사랑의 빚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시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로마서 13장 8절)
오늘은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100년 전 이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의 사람, 몰트만 교수님을 추모하여 기억하는 시간이라는 것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 주신 성경 말씀에서 형제 사랑을 말하는 사도 바울은 서로 사랑의 빚 외는 아무것도 지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빚은 부채이고 무거운 짐입니다. 빚진자에게는 자유와 기쁨이 없습니다.
사랑의 빚은 무거운 것을 없애고 자유하게 하며 행복하게 합니다. 몰트만 교수님은 독일 사람이지만 제2의 고향으로 한국을 선택하시고 한국 교회를 사랑하셔서 사랑의빚을 우리에게 주신 분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 모두는 그분의 사랑에 빚진 빚쟁이들입니다.
그러나 이 시간 이렇게 환한 기쁨으로 그 분을 추모하고 기억 할 수 있는 것은 그 빚이 사랑의 빚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빚은 무담보, 무보증, 무이자로 자신을 아낌없이 빌려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신용 금융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가 아낌없이 ‘주는’ 것이 아닌 ‘빌려’주는 “신용 금융”이라고 표현한 것을 깊이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십자가의 달리신 하나님, 그 예수로부터 받은 사랑의 빚은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값비싼 사랑의 은혜 입니다. 그래서 몰트만교수님 은 값비싼 사랑의 은혜를 받은 사랑의 빚진자로서 그 빚을 우리에게 갚으셨 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닮듯이 제자는 스승을 닮아야 합니다. 몰트만 교수님은 나를 ‘추모만 하지 말고 기억하라‘ 하십니다. 그것은 부담스러운 채무가 아닌 사랑의 빚임를 기억하고 이 땅에 존재하는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 상처받는 이들에게 갚는것입니다. 그것이 율법의 완성인 사랑입니다.
예수는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닙니다. 그분은 율법을 완성하러 오셔서 그것을 십자가에 자신의 모든 것을 죄인인 인간을 위해 주시는 사랑으로 완성하셨습니다. 나도 그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특별히 이 시대 함께하였던 예수의 제자, 몰트만 교수님으로부터 우리는 그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몰트만 교수님께 진 사랑의 빚을 갚을 때 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가르침을 이루는 생명으로의 길이고 부활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간단히 그것을 세 가지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몰트만 교수님의 사랑의 빚을 오늘 위기의 한국교회 상황에서 신학의 창조적 계승으로 갚자는 것입니다. 몰트만 교수님은 2차세계대전 중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체험 하신 분입니다.
역사의 모든 고난 속에서 다른 많은 신학자들은 텍스트에만 눈이 쏠려 있었지만 몰트만 교수님은 넓게 역사 속에서 민중의 고난 속에 함께 하시는 주님을 보고 그 울부짖음을 들은 분이십니다.
오늘 우리도 이 시대 이 땅위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전쟁 속에서 그리고 경제적 착취와 억압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고난에 신학적으로 응답하는 한국적 신학을 발신하는 것으로 몰트만 교수의빚을 갚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몰트만 교수께 진 사랑의 빚은 그분이 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진실로 우리에게 하나님이 보내신 제자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우리보다 큰 인물로 키워 갚아야 합니다.
훌륭한 스승이라 하더라도 제자가 없는 스승은 불행한 스승입니다. 몰트만 교수님은 독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특별히 한국에 많은 제자를 두신 행복했던 분입니다.
우리도 몰트만 교수로부터 받은 신학적 유산과 그분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제자들을 통해서 몰트만 교수에게 진 사랑의 빚을 갚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몰트만 교수님은 우리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당신의. 모든 것을 다 주고 가신 분입니다. 그분은 자신을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 안에 새롭게 주어진 선물인 생명으로 감사하며 평생 진실하게 열정을 다해 사신 분입니다.
우리도 우리가 갖고 있는 것, 우리가 주님께로 부터 받은 것을 몰트만 교수님처럼 이 시대 가난하고 소외 된 자들과 나누며 제자 양성과 세계의 평화를 가져오는 데 모든 것을 아낌없이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아름다운 빈손으로 가벼운 영혼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에 가서 몰트만 교수님과 부활안에서 주와 함께 기쁜 만남을 할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사랑의 빚을 진 사람으로서 몰트만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빚을 갚는 진실로 아름다운 생명의 길이며 영원한 부활의 길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