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파이고 무너진 산등성이 길을 따라 오른다. 총회로 모일 산정상의 회당이 저 멀리 보인다. 굵은 땀방울을 식히듯 산들바람이 불어와, 사람들을 산 위로 이끌고 있다. 진료소를 열고 바깥을 바라보는 순간, 한 노인이 나뭇가지를 깎아 만든 지팡이에 의지한 채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칠십이 넘은 그는 뇌졸중으로 몸의 균형을 잃었고, 언어를 전혀 형성하지 못해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를 바라보는 순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떨림이 일어났다. 주님께서 이루실 일을 보이시려는 자리라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몸을 살피며 조용히 기도했다. “주님, 이루시려는 뜻을 드러내 주옵소서. 이 손끝에 들린 침뿐 아니라, 저 전체를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옵소서.” 치료와 함께 복음이 이어졌다.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으십니까?”
어떤 말도 할 수 없던 그에게서, 목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듯한 한 음절이 들렸다. “…예.” 그 한 마디를 듣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마음으로 무너져 내렸다. 말할 수 없던 입술에서 나온 그 “예”는 한 사람의 대답이 아니라, 주님께서 여신 영혼의 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감사로, 그리고 두려움으로 그 자리에 엎드려졌다.
침 시술을 마친 후,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지팡이 없이 몇 걸음을 내딛었다. 이전에는 낼 수 없던 또렷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는 두 손으로 그 굵은 나뭇가지 지팡이를 들어 올렸고, 스스로 걸음을 옮겨 성회가 열리는 예배당을 향해 나아갔다. 이미 소식을 들은 듯, 예배당에 모인 성도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할렐루야!” 그는 예배당 안에 들어서며 고백했다. “나는 오늘, 살아 계신 하나님의 능력을 만났습니다!”
그 순간, 고통 속에 오르던 산길은 기쁨과 감사의 길로 바뀌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깨닫는다. 이 산중으로 향한 선교의 발걸음은 잃어버린 양을 찾으시고 소망을 드러내시는 주님의 계획 속에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더 분명히 알게 된다. 주님의 일은 언제나, 사람의 회복보다 먼저 영혼의 문을 여시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고백한다. 종 된 내게 허락된 것은 오직 주님의 음성을 듣고 따르는 순종뿐임을. 산을 내려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 또한 또 다른 부르심을 향해 산을 내려간다.
주재식 선교사(세계 순회 의료복음선교사, 한의사, 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총연) 캐나다 노회 파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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