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접근성 확대 아닌 생명보호가 핵심”… 모자보건법 개정안 비판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 통해 모성·태아 보호 필요성 제기

생명윤리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27일 저녁 ‘모자보건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주제로 생명윤리세미나를 열고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모자보건법 개정 방향과 약물낙태 도입, 인공임신중절 상담시스템 구축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세미나는 단순한 제도 논의 차원을 넘어 태아 생명권 보호와 국가의 생명보호 의무, 여성 보호 정책의 방향을 함께 짚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생명윤리와 입법 질서의 관점에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홍순철 고려대 산부인과 교수, 제양규 교수, 신효성 명지대 객원교수(법학박사)가 각각 발제자로 나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가진 쟁점과 생명보호 중심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표자들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접근했지만, 공통적으로 현행 개정 논의가 낙태 접근성 확대에 치우칠 우려가 있으며 모성과 태아, 영유아 생명 보호라는 모자보건법의 본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자보건법 정체성 흔들 수 있다”… 생명보호 중심 법제 강조

홍순철 교수는 발제에서 2019년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가 여성 자기결정권만이 아니라 태아 생명권과 국가의 생명보호 의무를 함께 고려한 것이었다고 짚으며, 최근 개정안들이 이러한 균형보다는 인공임신중절 절차 정비와 접근성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 교수는 특히 모자보건법이 본래 모성과 영유아의 생명과 건강 보호, 출산과 양육 지원을 위한 법체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개정안에 포함된 인공임신중절 개념 확대와 상담기관·상담사실확인서 제도 등이 사실상 낙태 지원 체계로 기능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모자보건법의 보호 대상에 태아를 명시하고 인공임신중절 허용 한계는 모자보건법보다 형법 체계 안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고위험 임산부 중환자실 확충, 분만 인프라 강화, 의료소송 국가 지원 등 실질적으로 모성과 태아 생명을 보호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 논의의 핵심은 낙태 접근성을 넓히는 문제가 아니라 모자보건법의 정체성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라며 모성과 태아, 영유아 보호 중심 법제 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약물낙태 도입·만삭낙태 우려 제기… 생명윤리 관점 재검토 촉구

제양규 교수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낙태 자유화 선언이 아니라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조화를 위한 입법 조정을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을 제시하며, 위기임신 지원과 보호출산제, 국가 양육 지원 확대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에서는 특히 후기낙태와 만삭낙태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제 교수는 대부분 낙태가 임신 초기 이뤄진다는 통계를 언급하면서 후기낙태는 일반적 낙태와는 별도의 중대한 생명윤리 문제라고 설명했다. 독자 생존이 가능한 후기 태아 문제와 관련해 생명권 논의가 보다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약물낙태 도입 문제를 둘러싼 비판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제 교수는 약물낙태가 ‘쉽고 안전하다’는 인식에 대해 부작용, 불완전 유산, 추가 수술 가능성, 응급 상황 발생 위험 등을 언급하며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약물낙태의 악용 가능성과 건강보험 적용 확대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발제에서는 난임 지원과 비교하며 국가 정책 우선순위 역시 생명 보호 관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 교수는 여성 자기결정권 논의 역시 임신 종결 권리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국가 지원과 보호 책임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하며, 낙태 확대가 아니라 위기임신 보호 정책 확충이 대안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약물낙태 제도화는 구조 전환 시도”… 입법 공백 우회 비판도

신효성 박사는 최근 발의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안들이 약물낙태 제도화, 국가 주도 상담시스템 구축,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 등을 통해 생명보호 중심 법체계를 낙태 관리·지원 체계로 전환하려는 구조적 시도로 읽힐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박사는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현재 생명보호 중심 이중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최근 발의안 일부가 이 구조를 우회적으로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인공임신중절’을 ‘인공임신중지’로 재정의하거나 상담기관 제도를 통해 사실상 상담과 중절을 연결하는 구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박주민 의원안 등을 둘러싼 비판에서는 약물낙태 도입이 형법 개정 없이 우회 입법 방식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점과 국가 상담 시스템이 중립적 정보 제공을 넘어 특정 정책 방향의 신호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의학적 논거도 함께 제시됐다. 신 박사는 미소프로스톨 등 약물낙태 관련 논의를 언급하며 해당 방식이 단순한 의료기술 도입이 아니라 여성 건강권과 태아 생명권 모두를 포함한 중대한 생명윤리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발제는 자기결정권 중심 재구성만으로 모자보건법을 이해하는 접근을 비판하며, 위기임신 지원과 출산·양육 지원 확대, 생명보호 강화가 입법의 우선 방향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자보건법 개정안 재검토 요구… 생명윤리 입법 방향 논의 확산

이번 생명윤리세미나에서는 발표 전반을 통해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단순한 제도 보완 문제가 아니라 생명윤리와 입법 질서 차원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인식이 공유됐다.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모자보건법 개정안 논의가 낙태 접근성 확대 여부에 머물 것이 아니라, 태아 생명권 보호와 국가의 보호 의무, 여성 보호 정책, 의료 윤리, 사회적 지원 체계 전반을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측은 이번 세미나가 약물낙태와 모자보건법 개정안 관련 논의를 생명윤리와 공공정책 관점에서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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