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프리카 동부 국가 에리트레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홍해 지역에서의 전략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에리트레아에 대한 제재 일부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홍해 항로 차단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황과 맞물려 나온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의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측이 에리트레아와 관계 정상화를 위한 초기 접촉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해 전략 요충지 확보 위한 관계 개선 움직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마사드 불로스 아랍·중동 담당 선임고문은 외국 인사들에게 에리트레아 제재 일부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말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갖고 관련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중재국 역할을 맡은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제재 완화 가능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리트레아는 홍해 초입 약 700마일에 이르는 해안선을 보유한 국가로, 글로벌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지정학적 가치를 고려해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후티 위협 속 홍해 영향력 강화 시도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홍해 항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후티를 동원해 홍해를 봉쇄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후티는 홍해에서 아덴만으로 이어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해협이 차단될 경우 글로벌 해상 운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군의 작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항공모함 전단은 홍해 진입 대신 아프리카 남단을 우회하는 경로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에리트레아와의 협력을 통해 홍해 지역에서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권 문제와 제재 완화 논란
에리트레아는 독립 이후 장기 집권 체제를 유지해 온 국가로, 국제사회에서는 정치적 탄압과 인권 침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미국 의회와 국제 인권단체들은 에리트레아를 권위주의적 통치 체제 국가로 분류하며 제재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재 완화 논의가 진행되자, 인권 문제를 이유로 부과된 제재를 안보적 이유로 완화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는 에리트레아가 여전히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 완화가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에티오피아와의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는 가운데 미국이 에리트레아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에리트레아와의 관계 정상화 및 제재 해제 방안이 현재 검토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인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