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이란산 화물 운송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이란을 둘러싼 충돌 양상이 군사 중심에서 경제 압박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 조치로 양측의 대립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어느 쪽이 더 큰 경제적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지를 겨루는 이른바 ‘버티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 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해군 전력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대이란 해상 봉쇄 작전에 돌입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경제전 전환
전문가들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고위험·고효과 전략으로 평가했다.
리처드 하스 전 외교협회(CFR) 회장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해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된 조치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 경제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직접 겨냥하는 방식으로, 군사적 타격보다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압박 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됐다.
다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만큼,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일부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며, 이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협상 압박과 이란의 대응
미국 행정부는 우라늄 전량 반환과 핵 인프라 해체, 해상 통제권 포기 등을 포함한 협상 조건을 이란이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이미 해당 조건을 거부한 바 있어 단기간 내 입장 변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란은 직접적인 군사 충돌 대신 시장을 흔드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가 국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적 부담이 미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봉쇄 발표 이후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일부에서는 배럴당 170달러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란 지도부는 이러한 유가 상승이 미국 내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 상승과 글로벌 확산 변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봉쇄 조치의 경제적 파장을 일부 인정했다.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과거 해상 봉쇄 사례와 비교되지만, 현재 상황은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 해상 전력 등 비대칭 전력을 활용해 장기전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어 단기간 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원유 수입국의 대응도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이들 국가가 미국의 압박에 동참할 경우 봉쇄 효과는 확대될 수 있지만, 협조하지 않을 경우 실효성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중동 지역 내 다른 산유국으로 충돌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란이 주변국 에너지 시설을 겨냥할 경우 사태는 중동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군사력보다는 경제적 인내력을 시험하는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