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의원 라사넨 유죄판결 논란... 종교의 자유 위축 우려

파이비 라사넨 의원. ©ADF

핀란드 국회의원 파이비 라사넨(Päivi Räsänen)이 동성애를 비판한 22년 전 소책자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이번 판결이 성 윤리 문제에 대한 자유로운 발언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파이비 라사넨은 최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성별과 결혼에 대한 신념을 자유롭게 표현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사회에 알리려는 신호”라며 “사람들을 침묵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핀란드 대법원은 지난 3월 26일(이하 현지시간) 3대 2 판결로 파이비 라사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는 2004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동성 관계는 기독교적 인간관에 도전한다’는 제목의 소책자를 공동 발간하며 동성애를 정신성적 발달 장애로 규정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핀란드 형법상 소수자에 대한 선동 조항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해당 판결은 하급심에서 두 차례 무죄 판결이 내려진 이후 뒤집힌 것이다. 법원은 해당 표현이 폭력이나 위협을 선동하지는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벌금 1,800유로를 부과하고 소책자의 모든 인쇄 및 디지털 사본을 폐기하도록 명령했다. 다만 온라인상 일부 자료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책자를 함께 발간한 핀란드 복음루터교 선교교구의 유하나 포욜라 주교 역시 유포 책임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파이비 라사넨이 2019년 SNS에서 로마서 1장 24~27절을 인용하며 핀란드 복음루터교회의 성소수자 행사 지지를 비판한 데 대해 제기된 고발에서 비롯됐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과거 소책자 내용이 문제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 대법원은 해당 SNS 게시물에 대해서는 성경 구절 인용을 근거로 무죄를 인정했으나, 소책자에 대해서는 별도로 유죄 판단을 내렸다.

파이비 라사넨은 “소책자는 동성애가 기독교적 인간 이해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하나님의 창조 목적과 비교할 때 질서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관점을 설명한 것”이라며 “이 점이 유죄 판단의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이 자신이 동성애자를 열등하다고 표현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됐고 법 앞에서도 평등하다고 명확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판결에 대해 유럽인권재판소(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서구 사회 전반에서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편집위원회는 해당 판결을 비판하며 “이 사건에서 진정한 범죄는 기소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직 국회의원과 종교 지도자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일반 시민 누구도 유사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데 안전하다고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를 우려했다.

라이비 라사넨 역시 비슷한 우려를 제기하며,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도 모임과 의회 증언 등을 통해 유럽 내 표현의 자유 위축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