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재판을 통해 정의의 문제를 깊이 고민해 온 천종호 판자가 십계명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한 책이 출간됐다. 신간 『천종호 판사가 들려주는 십계명』은 십계명을 단순한 규범의 나열이 아니라 예수의 산상수훈 안에서 완성되는 하나님의 사랑의 법으로 조명하며, 법과 신앙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소년 사건을 다루는 법정에서 수많은 판결을 내려오며 처벌 중심의 정의가 아닌 회복과 보호를 포함하는 정의의 필요성을 꾸준히 고민해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재비행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과 청소년 회복센터 설립 등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축적된 사유가 이번 책에 반영됐다. 저자는 ‘선, 정의, 법, 사랑’이라는 주제를 성경적으로 연구해 왔고, 그 결실을 십계명 위에 집약해 정리했다.
특히 저자는 십계명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핵심 열쇠를 예수의 산상수훈에서 찾는다. 마태복음 5장에 나타난 팔복, 율법의 완성, 동해보복 금지, 원수 사랑의 가르침은 십계명의 정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구조라는 것이다. 십계명은 폐기된 규범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 안에서 완성되고 승화된 법이며, 사랑이라는 본질 속에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성경에서 말하는 ‘선’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며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중심으로 계명을 해석한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사람은 성품의 성숙을 향해 나아가야 하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팔복의 가르침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성품 형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십계명의 의미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십계명의 성격과 산상수훈의 관계를 정리하고, 2부에서는 법의 의미를 ‘관계의 준칙’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며 하나님의 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3부에서는 십계명의 제정 목적과 해석 원칙을 제시한 뒤 각 계명을 구체적으로 해설한다. 4부에서는 십계명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로 정의와 사랑을 제시하며, 특히 은혜적 정의와 원수 사랑의 의미를 강조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짚으며 십자가 복음이 율법을 완성하는 길임을 제시한다.
저자는 예수의 가르침이 계명의 외적인 준수보다 마음의 변화를 요구한다고 말한다. 분노와 멸시는 관계를 단절시키는 폭력의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며, 계명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내면의 성품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팔복에 나타난 심령의 가난함과 온유함, 긍휼과 화평의 태도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을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
또한 법학자의 시선에서 정의와 용서의 관계를 조명하며, 용서는 정의를 약화시키는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정의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피해자의 회복과 공동체의 치유를 위해서는 응보적 정의뿐 아니라 회복적 정의가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사랑은 정의를 완성하는 핵심 원리라는 것이다.
『천종호 판사가 들려주는 십계명』은 성경의 계명을 규범이나 의무로만 이해해 온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법과 사랑, 정의와 용서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조명하며, 십계명을 하나님 나라의 관계적 질서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책은 신앙과 사회 정의의 관계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예수의 가르침 안에서 완성되는 하나님의 법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십계명의 본래 의미를 회복하고 사랑으로 완성되는 하나님의 정의를 탐구하려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