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이 이주민 정책의 변화와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오찬포럼을 개최했다.
미래목회포럼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이주민 정책의 동향과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오찬포럼을 열고, 국내 이주민 증가에 따른 사회 변화와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역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 이주민 증가와 함께 대두되는 사회적 과제를 살펴보고,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 동향과 현장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는 김인환 목사(함께하는교회, 다문화·이주민사역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장충만 목사(하늘비전교회, 중앙위원)의 기도에 이어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 담임)가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전문가 강연과 사례 발표, 논찬 순으로 진행되며 이주민 정책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 이주민 증가 현실 속 한국교회의 역할 강조
인사말을 전한 황덕영 목사는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을 만나는 일이 점점 더 일상적인 현실이 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상당수가 이주민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농어촌 지역의 경우 특정 국가 출신 이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목사는 법무부 통계를 인용하며 “2025년 말 기준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 이주민이 약 280만 명에 달한다”며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회적 변화와 함께 여러 문제들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뿐 아니라 사고방식의 차이, 외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 그리고 법적·사회적 문제들이 점차 증가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주민을 단순한 외부인이 아니라 같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또한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교회의 사역 방향을 설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주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출발점으로 삼아 법률 지원과 언어 교육, 문화적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사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포럼이 체계적인 이주민 사역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인구구조 변화 속 이민정책 동향과 국제 흐름
강연에서는 이민정책연구원 박민정 박사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이민정책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박사는 국제 이주 흐름을 설명하며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이주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주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OECD 국가들이 노동가능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민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또한 2024년 이후에는 출생과 사망에 따른 자연 인구 증감보다 이민이 전체 인구 규모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박사는 “많은 국가들이 인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민정책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감소한 인구를 외국인으로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이민 규모와 부작용을 함께 고려하는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OECD 국가의 약 3분의 1은 국가 전체 생산성 증가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역의 특성과 장점을 살린 ‘장소 기반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장소 기반 정책과 이민정책의 연계 가능성도 언급하며 “이민자들은 지역 평균보다 젊은 연령대가 많아 고령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지역 정책 수요에 따라 인력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또한 이민자들이 지역의 새로운 투자자이자 경제 주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가 이민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그는 화성 아리셀 참사를 언급하며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들을 단순한 생산수단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며, 한국교회가 이러한 인식 변화와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 지역사회 통합 위한 외국인 지원 정책 사례
이어진 사례 발표에서는 지역사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주민 지원 정책과 현장 활동이 소개됐다.
‘음성군 외국인 지원센터 주요사업과 지역사회 통합 추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박한교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장은 센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음성군이 특유의 인구 구조와 산업 생태계로 인해 외국인 주민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외국인 주민을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했다.
또한 “지역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위해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지역사회 통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다문화 수용 역량을 강화하고 통합적 지원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인 전략으로 인식됐다”고 밝혔다.
현재 음성군은 전국 82개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외국인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는 31개의 산업단지와 약 3,300개의 기업체가 있으며, 2025년 10월 말 기준 1만 8,595명의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음성군 전체 인구의 약 19.4%에 해당하는 규모다.
박 센터장은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외국인 주민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다”며, 센터의 비전으로 안정적인 정착 지원과 글로벌 인재 육성,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다문화 공존 기반 조성,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선도 등을 제시했다.
또한 “향후 미래 전략으로 지역 대학과 연계한 라이즈(RISE) 공동체 사업 추진, 외국인 주민 통합 거점센터 운영, 충북 고려인 지원센터 추진, 세계문화 공존 도시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가 다문화 공존을 넘어 글로벌 학습도시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외국인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의 포용적 협력, 미래 세대를 위한 글로벌 교육 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또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지역 변화와 통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이주노동자 지원 현장 사례와 교회 협력 제안
이어 ‘의정부 이주노동자센터’의 활동 사례도 소개됐다. 류지호 대표는 센터 설립 배경을 설명하며 “과거 고용노동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던 의정부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사업이 2023년 중단되면서 직원들이 해고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후 상담팀장을 중심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이주노동자 지원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2024년 3월 5일 의정부이주노동자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센터는 개소 이후 상담 지원과 한국어 교육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고용노동부와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에서 통역상담사를 신규 채용하면서 일부 상담 인력들이 해당 기관에 취업하게 됐다”며 “현재 센터에는 3~4명의 통역상담사가 정직원과 파트타임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센터의 주요 활동으로 상담사업과 교육사업, 커뮤니티 지원사업 등을 소개했다. 또한 “2024년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에 가입해 이주노동자 관련 주요 사회 이슈에 대해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와 노동공제회, 경기도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 등 지역 단체들과의 협력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한국교회의 이주민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미 한국교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주민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며, 교회가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 사업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주민을 위한 의료비 지원과 무료 진료소 운영, 이주노동자와 가족 및 중도입국 자녀를 위한 한국어 교육, 노동과 법률 상담 지원, 쉼터 운영, 긴급 생계비 지원 등을 소개했다.
또한 “교회별 이주민 지원 사업은 지역 기반으로 이주 관련 단체와 협력해 실제 수요를 파악한 뒤 가능한 영역부터 확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면서 “여러 교회가 함께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기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류 대표는 “특히 이주민 지원 활동에서 시혜적 태도나 단순한 전도 목적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대신 이주 관련 단체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접근성과 전문성을 보완하고, 사업에 앞서 목회자와 교인들을 대상으로 이주민 이해 교육과 다문화 감수성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후에는 장이규 목사(천호제일교회, 실행위원)와 양신 목사(안성제일교회, 중앙위원)가 논찬을 진행하며 발표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행사는 이상대 목사(서광교회, 미래목회포럼 이사장)의 총평으로 마무리됐다. 이상대 목사는 “미래목회포럼이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논의를 계기로 한국교회 안에서 이주민 사역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