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가 이르면 이달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정부는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투자 실행 체계를 신속히 가동해 한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경제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미 전략 투자를 전담하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공식 출범하게 되며, 이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체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사업관리위원회가 후보 사업을 검토하고, 이후 재정경제부 산하 운영위원회가 전략적 타당성과 정책적 필요성을 심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중심이 돼 실제 투자 실행 단계로 넘어가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절차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투자 요구가 강화되면서 투자 추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본 정부가 약 52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먼저 확정하면서 한국 역시 투자 추진 속도를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는 현재 미국과 실무 협의 채널을 통해 투자 프로젝트 구체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특별법 통과 직후 즉시 투자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는 에너지와 자원, 인프라 분야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미국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이 대표적인 후보 프로젝트로 언급된다.
해당 사업은 루이지애나 지역에 LNG 수출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투자 규모는 10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이 연간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약 200억 달러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한 규모의 전략 투자 사업으로 평가된다.
현재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전략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미국은 LNG 터미널 건설 투자와 함께 LNG 운반선 건조, 관련 기자재 수출, 장기 LNG 구매 계약 등 다양한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투자가 공식화될 경우 한국은 장기 LNG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LNG 가격 안정과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LNG 운반선 건조와 가스 플랜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산업 경쟁력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터미널 건설 과정에서 철강과 기자재 수출이 확대될 경우 투자 대비 경제적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인프라 투자 외에도 원자력 발전과 전력망 분야 협력도 대미 투자 후보 사업으로 거론된다. 미국은 웨스팅하우스를 중심으로 원전 설계 기술에서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전 건설과 기자재 공급 능력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텍사스 Hypergrid 프로젝트와 미시간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테네시 Clinch River Nuclear Site SMR 프로젝트 등이 협력 후보로 언급된다. 또한 미국 남동부 원전 벨트 지역 역시 원전 협력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30년까지 대형 원자력 발전소 10기 착공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부지 선정과 인허가,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고려할 때 한국과 미국 간 원전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미국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후 전력망 재정비 사업 역시 한미 협력 프로젝트로 거론된다. 한국은 고전압 송전 기술 등 전력망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대미 전략 투자가 국내 산업 경쟁력과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대미 전략적 투자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된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그 성과가 국내 투자와 수출로 환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원전과 방산, 플랜트 등 주요 산업의 해외 수주 확대를 지원하고, 유망 소비재의 수출 기반도 강화해 새로운 수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