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이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북한 의약품 보내기 운동’에 나선다. 과거 개성공단 내 남북협력병원을 운영하며 남북 의료협력의 상징적 역할을 해온 그린닥터스재단이 다시 한 번 인도주의적 대북 의료지원에 나서면서, 중단된 남북 의료협력 재개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린닥터스재단은 1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종합병원 내 재단 사무실에서 개성병원추진위원회 월례회의를 열고 북한에 의약품을 지원하기 위한 범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근 이사장을 비롯해 김승희 부이사장, 감로사 주지스님인 혜총 고문,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 이한평 전 부산교통방송 대표, 윤경태 이사, 김백철 이사, 박명순 사무총장 등 그린닥터스재단 임원들이 참석했다.
그린닥터스재단은 이번 ‘북한 의약품 보내기 운동’을 오는 3월 말까지를 집중 모집 기간으로 정하고, 제약회사와 의약품 도매상, 의료기관,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의약품 기부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단기간에 실질적인 지원 성과를 거두기 위해 의료계 전반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대북 지원 의약품 품목은 북한 주민들의 건강 실태와 현지 의료 여건을 고려해 선정됐다. 주요 지원 대상은 말라리아 치료제를 비롯해 결핵검사 키트 및 관련 진단 물품, 결핵 치료제, 소화제, 피부연고, 구충제, 각종 항생제 등이다. 감염병과 만성 질환, 기초 의료 접근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약품 위주로 구성됐다.
이번에 모집된 의약품은 정부 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전달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린닥터스재단은 통일부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공식적이고 안정적인 전달 경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린닥터스재단은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달 방안도 함께 강구하고 있다. 직접적인 남북 교류가 어려운 경우에는 중국 단둥이나 러시아 하산 등 제3국 접경 지역을 경유해 북측에 의약품을 전달하는 우회 경로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원칙에 따른 조치다.
재단 측은 의약품 전달 과정에서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며, 국제사회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을 위한 의료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린닥터스재단의 이번 북한 의약품 보내기 운동은 지난 2005년부터 이어온 남북 의료지원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재단은 2005년 1월부터 2012년 12월 말까지 약 8년간 북한 개성공단 내 남북협력병원을 운영하며 남북한 근로자 35만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시행했다.
개성공단 남북협력병원은 단순한 의료시설을 넘어 남북 간 협력과 신뢰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남측 의료진이 상주하며 북측 근로자와 남측 근로자 모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는 남북 의료협력의 대표적 모델로 꼽혔다.
특히 그린닥터스재단은 의료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3세대 항생제 등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최신 의약품 약 65억 원어치를 북측에 지원하며 북한의 보건 환경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경험은 이번 북한 의약품 지원 캠페인의 신뢰성과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근 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은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질병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북한 의약품 보내기 운동이 중단된 남북 의료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고, 생명 존중의 가치를 남과 북이 함께 공유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린닥터스재단은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향후 북한 보건의료 체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단기적인 의약품 지원을 넘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의료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북한 의약품 보내기 운동에 대한 사회 각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북 의료협력 재개와 인도적 대북 지원에 대한 공감대 확산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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