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과 웃음의 관계 (창세기 18장 9~15절)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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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규 목사(대림다문화센터, 연합교회 담임)
이선규 목사

1. 웃음과 울음에 대한 성경적 이해

한국인의 정서는 전통적으로 웃음보다 울음이 더 발달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은 길에서 눈이 마주치면 서로 알지 못하더라도 미소를 짓거나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인들은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경계하거나 외면하는 일이 흔하다.

성경은 울음과 웃음 모두를 가르친다. 울음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되는 삶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궁극적인 관심은 우리 삶에 탄식의 소리가 가득한 것이 아니라, 웃음과 기쁨이 회복되는 데 있다. 하나님은 반복해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라고 말씀하신다.

2. 현대 사회와 웃음을 잃은 삶

현대인은 과거와 달리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늘 바쁘게 살아간다. 그 결과 인간관계는 점점 삭막해지고, 유머 감각은 사라지며,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최근에 언제 진심으로 웃어 보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정신의학자들은 유쾌한 웃음이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버키 박사는 웃음이 인체의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웃음은 에피네프린과 도파민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종양과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백혈구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웃음은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세포를 활성화하고, 바이러스를 공격하며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감마 인터페론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이처럼 웃음과 같이 일상적인 행동이 체내의 복잡한 면역 활동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가 웃을 때 뇌에서는 엔돌핀이 분비되고, 그로 인해 마음이 밝고 유쾌해진다. 정상적인 사람은 하루 평균 열다섯 번 이상 웃는다고 한다.

3. 웃음이 주는 삶의 회복력

웃음이 건강에 유익하다면, 어린 시절 아무 조건 없이 웃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는 것도 필요하다. 유머러스한 책을 읽거나 코미디 프로그램, 만화를 보는 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 여러 장수촌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대체로 너그럽고 낙천적인 태도로 살아간다는 점이다.

사도 바울은 옥중에 있으면서도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고 권면했다. 이는 환경과 상황을 초월하는 기쁨의 삶이 가능함을 보여 준다.

사라는 말하였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웃음을 주셨다. 내가 아들을 낳았다고 들은 사람마다 나와 함께 기뻐할 것이다.” 우리 삶에 울음이 있다면 그것은 일시적이어야 한다. 울음이 웃음을 지배하는 삶이 아니라, 웃음이 울음을 이기는 삶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4. 하나님께서 주시는 웃음의 역사

하나님은 우리에게 웃음을 주시는 분이시다. 자녀가 없어 웃음이 사라졌던 아브라함의 가정에 이삭을 주심으로, 그 집에 다시 웃음이 넘치게 하셨다. 죄의 결과로 불안하고 슬픔에 빠진 인생을 위해 주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담당하심으로, 우리에게 평안과 기쁨을 허락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야이로의 딸을 살리심으로 가족에게 큰 기쁨을 안겨 주셨고, 사라의 슬픈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어 주셨다. 또한 떳떳하지 못한 삶을 살던 수가성 여인을 만나 주시어, 절망 대신 새로운 기쁨의 삶을 살게 하셨다.

계시록 21장 4절은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라”고 말씀한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인 모습이 눈물 없는 기쁨의 나라임을 분명히 보여 준다.

5. 웃음의 의미: 그리스도인, 교회, 하나님 나라

사라는 아들을 갖지 못하는 깊은 고통 속에 있었지만, 결국 웃음을 회복했다. 그의 웃음에는 중요한 신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첫째, 웃음은 그리스도인의 상징이다. 그리스도인의 울음은 반드시 웃음으로 변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영원한 울음은 없으며, 울음이 깊을수록 웃음은 더욱 풍성해진다. 하나님은 우리를 궁극적으로 웃게 하시는 분이시다. 다윗은 많은 눈물을 흘린 사람이었지만, 시편 56편 8절에서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라고 고백한 후, 결국 하나님께 찬송과 감사의 제사를 드렸다. 십자가의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활의 기쁨이 함께 주어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둘째, 웃음은 교회의 상징이다. 교회는 울음을 웃음으로 변화시키는 공동체이다. 십자가 앞에서 슬퍼하던 제자들이 부활을 통해 세워진 그리스도의 몸이 바로 교회이다. 부활이 없다면 우리의 신앙이 헛것이듯, 웃음이 없다면 참된 교회라 할 수 없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라는 말씀처럼, 교회는 하나님의 위로와 기쁨이 회복되는 자리이다.

셋째, 웃음은 하나님 나라의 상징이다. 세상이나 교회 그 자체가 줄 수 없는 절대적인 웃음과 기쁨은 하나님 나라에 있다. 하나님 나라에는 더 이상 울음이 없다. 이사야 66장은 회복된 하나님 나라, 곧 새 예루살렘을 노래하며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는 그와 함께 기뻐하라”고 선포한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우리는 그 나라의 웃음을 이미 소유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6. 마음속에 숨겨진 행복을 찾으며

한 우화에 따르면, 인간의 타락이 심해지자 천사들이 인간의 행복을 어디에 숨길지를 의논했다고 한다. 바다 끝과 높은 산이 제안되었지만, 결국 한 천사는 인간의 마음속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인간은 멀리 있는 것은 애써 찾아 나서지만, 정작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행복은 쉽게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보화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의 삶이 갈린다. 사라는 이삭을 낳고 그 이름을 ‘웃음’이라 불렀다. 백세에 하나님의 능력으로 아들을 낳은 사라와 아브라함,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이웃들까지 모두 함께 웃었다. 속으로 웃었던 사라의 웃음을 참된 기쁨과 감사, 그리고 확신으로 바꾸어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돌처럼 굳어 있던 사라의 삶에 가장 귀한 보물을 주셨고, 오늘도 우리를 통해 웃음을 회복시키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능력을 막을 것은 이 세상에도, 저 세상에도 없다.

#이선규 #이선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