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법사위, 쿠팡 조사 착수… “한국 정부 불공정 대우 여부 본격 검증”

로저스 대표 소환·문건 제출 요구… 쿠팡 논란, 한미 통상 이슈로 확산 가능성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공정 대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하원 법사위는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인 해롤드 로저스에게 증언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와 주고받은 각종 문건과 소통 기록의 제출을 요청했다. 쿠팡 측은 하원 법사위의 조사 요청에 전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원 법사위는 5일(현지시간)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국가행정·규제개혁·반독점소위원장이 주도해 미국 혁신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적 조치 여부를 지속적으로 조사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쿠팡Inc에 대해 위원회 증언과 함께 한국 정부와의 공식·비공식 소통 기록을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 대표 소환…미 의회 조사 수위 높아져

조던 위원장과 피츠제럴드 소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에게 보낸 소환장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아 차별적 규제와 압박을 가했는지에 대해 직접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에서는 의회 소환장을 받고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의회모독죄로 처벌될 수 있어, 로저스 대표가 법사위원회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 미국 본사는 소환장 발부 사실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통해 “소환장에 따른 문서 제출과 증인 진술을 포함해 하원 법사위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사위는 공개 청문회가 아닌 비공개 증언 방식의 조사를 요청한 만큼, 증언 내용이 즉각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 주장 제기

하원 법사위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 정부와 국회가 쿠팡을 과도하게 압박해 왔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조던 위원장과 피츠제럴드 소위원장은 서한에서 “최근 수개월간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한국 정부 기관들이 미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강화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조치가 미국 시민과 경영진에 대한 형사 고발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와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고 중국과 연계된 기업에 반사이익을 안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쿠팡을 표적으로 삼아 미국인 경영진을 기소하려는 움직임은 혁신적인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공세를 확대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위증 수사까지 연결…한미 갈등 변수로

이번 조사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한국에서 받고 있는 위증 혐의 수사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고 증언했으나, 이후 국정원이 이를 부인하며 위증 혐의로 고발을 요청했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말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오는 6일 추가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다. 하원 법사위는 이러한 수사 과정과 한국 정부의 대응 방식이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압박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협상에도 영향 가능성

미 정치권에서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공정 대우를 문제 삼는 목소리는 그동안 이어져 왔지만, 하원이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 미국 본사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에서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자 미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역시 고위급 인사들의 잇단 방미를 통해 쿠팡 조사에 대한 입장을 설명해 왔으나, 하원 법사위의 조사 착수로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미 정치권에서 쿠팡 문제가 확대될 경우, 진행 중인 한미 간 관세 협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합의 이행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대미 투자 이행 의지를 강조하며 외교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 측은 아직 관세 인상 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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