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유능한 지도자”를 자주 만난다. 뛰어난 학벌과 지성, 강력한 영성,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지도자들이 곳곳에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온다. “능력은 있었지만, 결국 사람을 잃었다.”
지도자의 자질을 이야기할 때 흔히 지성(知性), 영성(靈性), 전문성(專門性)을 말한다. 이 세 가지는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떠받치는 기본이자 스탠다드는 따로 있다. 바로 인성(人性)이다. 즉 인간성이 무너진 지도자는 아무리 뛰어난 지식과 능력을 가졌어도 결코 품격 있는 지도자라 부를 수 없다.
1. 지성·영성·전문성은 “수단”이지만, 인간성은 “사람 그 자체”다
지성은 문제를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힘이다. 영성은 가치와 의미, 사명에 대한 깊이를 준다. 전문성은 현장을 움직이는 실제적인 능력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의해 빛이 나기도 하고, 치명적으로 훼손되기도 한다. 인성이 결여되면 지성은 교만이 되고, 영성은 위선이 되며, 전문성은 지배의 도구로 변질된다.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지성은 엘리트주의가 되고,사람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영성은 도덕적 폭력이 되며,사람 위에 군림하는 전문성은 결국 조직을 황폐하게 만든다. 지도자는 일을 통해 평가받기 전에, 사람을 대하는 방식으로 먼저 판단된다
2. 인간성은 리더십의 “마지막 옵션”이 아니라 “최초의 기준”이다
많은 조직과 공동체가 지도자를 선택할 때 이런 순서를 따른다. “똑똑한가?” “영향력이 있는가?” “성과를 낼 수 있는가?”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뒤로 밀린다. “이 사람은 타인을 존귀하게 대하는가?” “권한을 가질수록 더 겸손해지는가?” “자기 말보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듣는가?” 인성은 위기가 왔을 때 드러난다.
자신에게 불리할 때 책임을 지는가, 남에게 전가하는가. 권력을 가졌을 때 섬기는가, 군림하는가. 칭찬받을 때 하나님과 공동체에 돌리는가. 자신을 높이는가… 그래서 인성은 보완 요소가 아니라 선결 조건이다. 인성이 없는 지도자는 체계와 제도로 잠시 버틸 수는 있어도, 신뢰로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3. 품격은 직위에서 나오지 않고, 인간성에서 흘러나온다
우리는 종종 직위가 높으면 품격도 자연히 따라온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직위는 사람을 높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람의 본모습을 더 선명하게 드러낼 뿐이다.
품격 있는 지도자는 말이 다르다. 명령하기보다 요청하고, 지적하기보다 설명하며,판단하기보다 이해하려 한다. 품격 있는 지도자는 결정이 다르다. 효율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단기 성과보다 공동체의 영혼을 염려한다.
4. 인간성 없는 지도자가 남기는 것은 성과가 아니라 상처다.
지도자는 떠난 뒤에 평가된다. 그 사람이 남긴 업적보다도, 그 사람과 함께했던 이들의 기억과 마음이 증거가 된다. 인성 없는 지도자는 잠시 성과를 남길 수는 있어도, 사람의 마음속에는 피로, 침묵, 냉소,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그 상처는 공동체의 신뢰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반대로 인성 있는 지도자는 속도가 느려 보여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경과 감사로 남는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 사람이 다시 살아나고, 공동체가 회복된다.
5. 지도자의 진짜 스펙은 “인간성 검증”이다.
이 시대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얼마나 똑똑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람다운가?” 지성과 영성, 전문성은 훈련과 학습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성은 삶의 태도와 신앙의 열매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인간성은 포장할 수는 있어도 오래 숨길 수는 없다. 인간성이 없는 자는 결코 품격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 그는 관리자는 될 수 있어도, 사람을 세우는 지도자는 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와 교회와 조직이 다시 세워야 할 기준은 분명하다. 지도자의 능력이 아니라 지도자의 사람됨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흔들릴 수 없는 스탠다드로 인간성이 서 있어야 한다.
특별히 오늘 시대 정치인들이 팬덤정치로 인간성이 파괴되고 일그러진 것을 볼 때 학벌은 전무했지만 영성과 인간성이 뛰어났던 미국의 제16대 대통령(1861-1865) 인간 에이브러햄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싶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 용모와 신장을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사무엘상 16장 7절)
양기성 교수 (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교회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양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