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대본은 성명에서 “지난 1월 9일 무소속 최혁진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김준혁, 권칠승, 염태영, 이건태, 이성윤, 송재봉, 서미화의원 등이 발의한 민법 개정안은 비영리법인이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하거나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하여 선거, 정당 또는 후보자와 관련하여 정치활동에 개입하면 설립허가를 취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개정안은 “이와 같은 사유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업무 및 재산 상황 확인을 위하여 법인의 사무소, 사업장 또는 그 밖의 장소에 출입하여 장부, 서류, 그 밖의 물건을 검사하게 하거나 관계인에게 질문하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정교분리 위반이나 정치 개입의 이유로 해산된 경우에 잔여재산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하였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악대본은 이 법안이 사실상 종교법인을 직접적인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하면 종교법인의 설립허가를 취소하여 강제 해산시키겠다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 담긴 이 법안은 가히 ‘종교법인 강제 해산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교분리 개념의 역사적 배경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에 ‘정교분리’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은 일제 강점기 때였다”고 밝혔다. 악대본은 “일제는 서구 근대 국가의 원칙인 ‘국교(國敎)분리’를 ‘정교(政敎)분리’로 변경, 왜곡하였다”며, 종교를 정치로부터 격리해 독립운동을 차단하기 위한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15년 제정된 ‘포교규칙’을 언급하며, 이는 “종교가 민족 운동이나 반일 운동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종교를 철저히 정치로부터 격리(정교분리)시켜 식민지 지배 체제에 순응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악대본은 “이처럼 일제는 정교분리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라, ‘종교를 정치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한 족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해방 이후 헌법 형성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미군정청 헌법 초안에는 국교설립 금지와 종교의 자유만 있었을 뿐 정교분리는 없었으며, 번역 과정에서 ‘state’를 ‘정치’로 오역하면서 왜곡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악대본은 “전 세계에서 국교 설립을 금지하여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국가 중, 정교분리를 헌법에 규정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고 밝혔다.
악대본은 이번 민법 개정안을 두고 “한마디로 일제의 잔재인 왜곡된 정교분리를 내세워 한국의 종교계를 통제하에 굴복시키고 저항운동의 기반을 약화하고 탄압하기 위한 현대판 ‘포교규칙’”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법안은 “종교가 사회 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종교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규정하여 정치에 관여하면 종교로서의 생존권을 박탈하겠다는 협박의 도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교분리 위반이나 정치 개입이라는 명목을 내세워서 정부가 종교법인의 회계 감사와 업무 감사를 강제하도록 하였다”며, 이는 “헌법상 영장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서, 결사·종교의 자유 말살 및 종교 탄압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잔여재산 국고 귀속 조항에 대해서도 “헌금과 기부금으로 마련된 재정을 정부가 몰수하도록 한 것”이라며 일제 강점기 종교 탄압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악대본은 성명 말미에서 “이 법안은 종교를 ‘자유 영역’이 아닌 ‘행정 통제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국가가 종교계를 장악하고 저항운동을 억압하는 강력한 법적 도구로 악용될 것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말살하는 이 반민주 전체주의 악법의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하며, “만약 강행한다면, 제2의 독립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