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부활절 유급휴가 일부 기독교인만 적용…종파별 차등에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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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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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부가 민간 부문 기독교인 근로자에게 부활절 유급휴가를 허용하는 새 행정명령을 발표했으나, 공공 부문 근로자를 제외하고 종파별로 휴일을 차등 적용한 점을 두고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부활절을 모든 시민에게 적용되는 국가 공휴일로 인정해 달라는 행정소송이 제기돼 행정법원에 계류 중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노동부 장관령은 민간 부문에 근무하는 기독교인에게 부활절 휴가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 법률 옹호 단체 자유수호연맹(ADF) 인터내셔널은 “일요일이 일반 근무일로 간주되는 이집트의 법체계에서 처음으로 부활절 휴가를 인정한 조치”라며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는 진전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정부 기관과 공립학교 등 공공 부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해당 부문에서 근무하거나 재학 중인 기독교인들은 부활절 당일에도 출근이나 등교를 해야 하며, 많은 이들이 직업적 의무와 가장 중요한 종교적 절기 중 하나를 지키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ADF 인터내셔널은 이슬람 명절이 공공·민간 부문 모두에 적용되는 점을 언급하며, 부활절 역시 국가 공휴일로 공식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종교적 차별을 금지한 이집트 헌법 제53조와 제64조, 그리고 고용상 종교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 협약 위반을 근거로 제기됐다.

옹호 단체들은 부활절이 과거 왕정 시절 국가 공휴일로 인정됐으며, 중동의 여러 국가에서도 여전히 그러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활절의 국가 공휴일 복원이 시민적 평등과 종교적 권리 보장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은 2026년 행정명령이 기독교 종파별로 휴일 수를 다르게 규정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마나사 뉴스에 따르면, 해당 명령은 콥트 정교회에는 5일의 종교 휴일을 부여한 반면, 가톨릭과 복음주의 공동체에는 3일만을 인정했다.

국회의원들과 인권 옹호자들은 이러한 분류가 1950년대 이후 사라졌던 종파주의를 되살리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당시 이집트의 공식 문서에는 시민의 종파가 명시됐고, 유대교 명절도 공휴일에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 함께 언급됐다. 비판자들은 이번 정책이 종교 종파를 국가 신분증에 기재하지 않는다는 현행 정부 방침과 헌법상 평등 시민권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공화인민당 소속 낸시 나임 하원의원은 공개적으로 종파별 휴일 배분의 법적 근거를 문제 삼으며, 노동부가 불필요한 분열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을 누가 자문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인권 변호사 칼레드 알리는 행정명령에 사용된 ‘기독교 형제들’과 같은 표현과 종파별 휴일 구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해당 조치가 종교 차별을 금지한 2014년 헌법을 위반하며, 공식 문서에서의 이러한 언어 사용이 제도적 편향을 드러낸다고 경고했다.

이집트 개인권리 이니셔티브(EIPR)의 이샤크 이브라힘은 이번 정책을 “법적으로 안이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1953년의 종교·정치 환경을 전제로 한 제도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신년과 같은 기념일은 종파가 아닌 국가 차원의 행사라며, 부활절 역시 이미 2026년 대통령령을 통해 국가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명령에는 승천절, 주현절 등 기독교 전통 전반에서 널리 기념되는 절기가 포함되지 않았다. 비판자들은 부활절을 국가적 절기가 아닌 종파적 행사로 규정함으로써 이집트 기독교 공동체의 다양성을 지우고 소수 종파의 소외를 심화시킨다고 우려했다.

복음주의와 가톨릭 지도자들은 대화를 통해 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기대를 나타냈다. 이삭 주교는 “교회는 정치 지도부가 정의와 평등의 원칙에 따라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법원은 향후 심리에서 현행 휴가 제도가 기독교인들에게 불평등한 부담을 부과하는지 여부와, 국내법 및 국제 노동·인권 협약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오픈도어(Open Doors)의 최근 보고서는 이집트 정부가 공식 등록을 통해 점점 더 많은 교회를 합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교회와 예배 장소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기독교인, 시아파 무슬림, 아흐마디 등 소수 종교 집단이 신앙을 표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법적·행정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