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RN, 기독 청년·선교사들 대상 인도적 위기 대응의 ‘세계 공통 기준’ 교육

2026 Sphere 교육, 4박 5일간 현장 적용 위주 집중 과정

“선한 의도 넘어 전문성 갖춘 책임 있는 위기 대응해야”

 

2026 Sphere 교육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와 분쟁, 대규모 재난, 난민 사태가 일상화된 가운데, 한국 기독 청년들과 선교사들이 인도적 위기 대응의 국제 표준을 체득하는 의미 있는 교육이 진행됐다.

 

지난 1월 12일부터 16일까지 4박 5일 동안 경기도 양평 두나미스선교관에서 진행된 ‘2026 스피어(Sphere) 교육’(국제 인도적 위기대응 매뉴얼 교육)이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는 인도적 구호와 재난 대응에 관심과 소명을 품은 기독 청장년과 선교사 20명이 참여해 재난 현장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국제적 약속인 스피어 기준을 집중적으로 학습한 후, 전 과정 수료자에게 스피어 프로젝트(Sphere Project) 기준에 따른 공식 수료증을 발급해 주었다.

 

맨 왼쪽부터 정용구 선교사, 김철훈 한교총 사무총장, 패트릭 멜란콘 샌드릴리프 태평양 연안 지역 책임자, 김요셉 IMB 선교사, 김태양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대표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행사는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GCRN)가 전체 진행을 맡고,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재난 현장에서 선교와 교회의 협업을 이끌어 온 미국 IMB(International Mission Board) 산하 샌드릴리프(Send Relief)가 교육을 맡았으며, 한국교회봉사단, KWMA 난민 실행위원회가 협력했다.

 

이번 교육에서는 국제 인도적 지원 현장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스피어 핸드북(Sphere Handbook, 2018 개정 한국어판)을 교재로 사용했다. 스피어 기준은 유엔(UN) 산하 기구와 국제 NGO, 각국 정부,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공동으로 합의한 국제 인도적 위기 대응의 최소 기준(Minimum Standards)을 담았다. 특히 재난과 분쟁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적인 실천 지침서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교육 내용은 인도적 지원의 핵심 원칙부터 시작해 재난 발생 시 단계별 대응 절차, 응급 구호 및 보호 기준, 실제 재난 사례 분석, 현장 시뮬레이션,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위기 대응 윤리까지 폭넓게 다뤄졌다. 무엇보다 재난 상황 속에서 돕는 사람의 ‘선의’가 오히려 또 다른 ‘피해’를 만들 수 있음을 배우며, 교육 참가자들은 인도적 위기 대응의 국제 표준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또 선교 현장에서의 열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제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통 언어’인 스피어 기준임을 깊이 공감했다.

 

주 강사인 패트릭 멜란콘 박사가 교재인 스피어 핸드북으로 강의하고 있다.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특별히 이번 교육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 강사진과 실전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교육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 강사로 나선 패트릭 멜란콘(Patrick J. Melancon) 박사는 샌드릴리프의 태평양 연안 지역 책임자로, 전 세계 29개국에서 24년 이상 재난 현장을 누빈 베테랑이다. 멜란콘 박사는 2012년부터 73회의 스피어 최소 기준 교육, 75회 이상의 국제 재난 대응 일반 과정을 직접 진행하며 수천 명의 현장 실무자, 국가 파트너, 정부 관계자, 지역 리더십 팀을 지원해 왔다.

 

이뿐 아니라 각국 적십자사, 정부 부처, 지역 NGO, 주요 국제기구, 대학 공중보건 프로그램,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등지의 종교 및 일반 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스피어 핸드북의 매뉴얼대로 각종 현장을 섬기며 사역하였다.

또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비 전액을 파격적인 장학금 형태로 운영한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실제 교육의 정규 비용은 약 3,000달러에 달하지만, 참가자들은 숙박과 식대를 포함한 최소 비용(25만 원)만 부담하며 양질의 교육 기회를 얻었다. 이는 향후 재난과 분쟁, 난민 지원 현장에서 장기적으로 헌신할 인재들이 비용 부담 없이 전문성을 갖추고, 교회와 선교 현장이 국제 인도적 기준과 단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최 측의 전략적 결정이었다.

 

2026 Sphere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이 같은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응급구조·재난관리 전공자뿐 아니라 향후 인도적 사역과 선교 현장에 헌신하기를 희망하는 청년 리더들, 실제 선교지에서 활동하는 현장 선교사까지 다양한 계층이 모이면서 시너지를 냈다.

 

강예슬 청년(대구 샘깊은교회)은 “그동안 재난 현장을 막연한 열정으로만 바라봤다면, 이번 교육을 통해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방식으로 돕는 법을 배웠다”며 “선교와 구호가 국제 사회와 연결되는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용구 선교사(KOMDED 사무총장)는 “앞으로의 선교는 감동과 헌신만으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교회와 선교계도 국제 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기준과 전문성을 갖춘 인도적 대응 인재를 교회가 길러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교육은 이론 강의와 함께 현장 시뮬레이션 실습도 함께 진행됐다.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주최 측은 “한국교회와 선교 현장은 오랫동안 재난과 위기의 현장에 가장 먼저 반응해 왔지만, 이제는 국제 사회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전문성과 기준에 근거한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2026 스피어 교육은 그간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열정 중심의 사역에서 벗어나 국제 인도적 위기 대응의 흐름과 본격적으로 연결되고, 전문적인 대응 체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주최 측은 향후 스피어 교육을 정기화하고, 기후 위기·전쟁·재난 시대에 대응하는 국제 기준 기반의 인도적 선교·교육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스피어 기준이 위기 현장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국제 사회의 공통 약속이라는 점에서, 이 기준의 확산이 향후 한국교회와 선교 현장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 일정을 진행한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대표 김태양 목사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강의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상 재난 상황을 설정해 주고, 팀원들이 함께 식량문제, 급수 및 위생 문제, 쉘터 등에 대한 실제 상황을 팀별 과제로 제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거의 밤 11시까지 매일 팀 과제를 만들고 발표를 하면서 더욱 실제적인 훈련을 받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전 과정 수료자에게 스피어 프로젝트 기준에 따른 공식 수료증을 전달했다. ©글로벌위기대응네트워크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 김철훈 목사(전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는 “한국교회봉사단에서 많은 재해현장을 경험하면서 이런 훈련이 도입되기를 바라며 준비했었는데, 이번 교육이 너무나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스피어는 매뉴얼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선교 계가 세계와 함께 일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통 언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주최 및 주관, 협력 기관들은 그동안 스피어 교육이 NGO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이번 교육을 계기로 교회와 선교계에서도 재난과 구호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NGO 단체와도 긴밀한 협력의 발판이 만들어졌다는 내부 평가를 공유했다. 또, 다음 교육에는 좀 더 많은 교회와 교단 선교부와 선교사들, 청년들이 더욱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는 피드백을 받고, 다음 모임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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