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개봉한 영화 한 편이 예상 밖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관객과 만난 영화 ‘신의악단’(감독 김형협, 제작 스튜디오타겟)이 개봉 이후 꾸준한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상위권으로 올라서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신의악단’은 14일 오후 누적 관객 수 30만 명을 넘어섰다. 대규모 마케팅이나 스크린 독과점 없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흥행의 방향성이다. ‘신의악단’은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했지만, 개봉 3주 차에 접어들며 박스오피스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 수와 순위가 하락하는 일반적인 흐름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특히 좌석 점유율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신의악단’은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 수에도 불구하고 개봉 2주 차부터 좌석 판매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흥행작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 2’보다도 높은 수치로, 실제 관람객들의 만족도와 재관람 수요가 탄탄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작품은 북한 보위부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가짜 찬양단을 만들어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무거울 수 있는 설정을 인간적인 유머와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장르적 균형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시후의 절제된 연기와 정진운 등 배우들의 호흡도 관객 반응을 이끄는 요소로 꼽힌다.
특히 가족 단위 관객층의 호응이 두드러진다. 웃음과 감동을 함께 담아낸 서사는 연령대에 관계없이 공감을 얻으며, 극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재관람 영화로 입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신의악단’의 선전은 침체 국면에 놓였던 한국 영화계 분위기와도 대비된다.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 영화는 뚜렷한 흥행작 부재와 양극화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6년 초반 극장가는 점차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구교환·문가영 주연의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는 개봉 2주도 채 되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 속도를 높였고, 청춘 로맨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역시 안정적인 관객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신의악단’이 가세하며, 장르와 색깔이 다른 한국 영화 세 편이 동시에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이 형성됐다.
제작사 측은 “여러 한국 영화들이 함께 선전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며 “‘신의악단’의 흥행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는 결국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개봉 3주 차에도 예매율과 좌석 판매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장기 상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용히 출발해 입소문으로 성장한 ‘신의악단’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흥행 성적 이상의 의미를 남기며, 한국 영화의 2026년을 여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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