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의 복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오후 일본 오사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9·19 군사합의의 조기 복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복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적인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파기 상태에 놓인 군사합의를 다시금 본 궤도에 올려놓음으로써 접경 지역에서의 물리적 충돌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위성락 안보실장은 이러한 방향성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최종적인 결론이 내려진 상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합의 복원을 위해서는 관계 부처 간의 면밀한 의견 조율이 선행되어야 하며, 복원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파생적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전략적 대비책’ 및 ‘후속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위 실장은 정책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러한 준비 과정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지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남북 양측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대북 전단 살포와 오물 풍선 투척 등 남북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해당 합의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파기 상태에 머물러 왔다. 정부가 다시금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카드에 올린 것은 최근 급격히 악화된 대남·대북 관계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현실적인 고민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무인기 침투 사건 ‘민간 소행’ 가능성 주시… 정전협정 위반 시 법적 조치 예고
최근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우리 측 무인기의 평양 침투 의혹과 관련해서도 위성락 안보실장은 정부의 명확한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무인기를 보낸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단언하며, 현재는 민간 단체나 개인에 의해 행해졌을 가능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만약 민간에서 무인기를 보낸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항공안전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등 현행법 위반 소지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정전협정에도 위반되는 중대 사안인 만큼 실효적인 법적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정부는 무인기 살포 행위가 확인될 경우 필요하다면 처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엄정한 입장을 밝혔다. 위 실장은 지금은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나 협상을 논의하는 단계가 아니라, 우선 우리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이번 사건을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는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실무 책임자로서 아직은 내부 파악과 법리 검토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북측의 강한 거부감 속 ‘의연한 대처’ 강조… 남북관계 긴장 완화 위해 조심스런 행보
현재 북한 당국은 남한과 미국에 대해 완벽한 단절을 선언하고 극심한 거부감을 보이며 대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이러한 북한의 경색된 태도를 고려할 때 우리 정부 역시 매우 조심스럽고 세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섣부른 대화 제의나 낙관론보다는 북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위 실장은 외교 안보 사항을 다룰 때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의연함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부는 현재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거부감이 강한 상황일수록 원칙에 기반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