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되고, 알카에다 계열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가 지난 가운데, 시리아 전역의 불안정한 안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알카에다의 분파로 알려진 HTS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기독교인을 비롯한 종교·민족적 소수자들의 안전과 권리에 대한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제기돼 왔다. 과도정부는 포용적 통치를 약속하며 시리아의 오랜 소수 공동체를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평화 유지를 위한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이 넘는 내전 이후 시리아에는 수많은 무장 세력이 여전히 활동 중이며, 이로 인해 국가 전반의 치안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다. 지난 3월에는 무장 세력에 의해 알라위파 주민 수백 명이 학살당했으며, 7월에는 남부 수웨이다 지역에서 드루즈족과 베두인족 간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이어 10월에는 정권 교체 이후 처음 실시된 의회 선거 이후 알레포에서 정부군과 쿠르드 세력 간의 교전이 벌어졌다.
정부와 쿠르드 세력은 지난해 12월 23일 휴전에 합의했으나, 최근 들어 휴전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대부분 민간인을 포함한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가톨릭 수녀인 아니 드메르지앙 수녀는 교회 지원 단체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전쟁으로 인해 국민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쿠르드족과 정부 사이에는 대화가 없으며, 합의에 이르지 못해 계속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년간 전쟁과 분쟁을 겪은 국민들은 너무 지쳐 있고, 지금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알레포 주민들과 공포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집을 떠난 이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가톨릭 선교사 우고 알라니즈(Hugo Alaniz) 신부는 최근 휴전 붕괴가 더 큰 충돌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들려오는 폭격과 총성의 규모로 볼 때 양측 모두 더 큰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에 군 병력이 대거 배치돼 있다”고 전했다.
다른 현지 성직자들 역시 정부와 쿠르드 세력 간의 평화뿐 아니라, 시리아 전역의 평화를 위해 전 세계 신자들에게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한편, 다마스쿠스 마리아미트 대성당에서 열린 신년 미사에서 요한 10세 야지기 총대주교는 시리아 기독교인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이 땅에 뿌리내릴 것을 당부했다.
야지기 총대주교는 “우리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보호만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동료 시민들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고 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