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앞둔 교회, 초기 대응이 관건”

교회 재개발 세미나서 보상·이전 사례 공유… “별도 헌금 없이 이전 가능성 열려 있다”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가 주최한 ‘한국교회 발전을 위한 교회 재개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 제공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소장 이봉석 목사)가 주최한 ‘한국교회 발전을 위한 교회 재개발 세미나’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교회들이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보상과 이전 방안, 조합과의 협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쟁점들을 다루는 자리로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이봉석 목사는 교회 재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유형의 사례를 소개하며, 특히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이 이후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개발 정책의 흐름을 짚는 한편, 최근 재개발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이전한 교회 사례와 피해를 입은 교회 사례를 비교해 그 원인을 설명했다. 또한 재개발 유형별로 교회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전략과 명도소송 이후 실제 보상으로 이어진 사례, 효율적인 성전 건축 방안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목사는 “교회 재개발 문제는 조언을 요청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상황이 급격히 불리해질 수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는 ‘종교 부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지만, 대응이 늦어지면 결국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로 바뀐다”고 말했다. 공공개발의 경우 전체 결정의 상당 부분이 초기에 이뤄지는 만큼, 교회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사례도 소개됐다. 이 목사는 수도권의 한 대형교회가 교회 규모를 믿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청산 단계에서 조합의 입장이 돌변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사례를 언급했다. 반면 감정가가 20억 원을 넘는 평가를 받았지만, 조합과의 법적 분쟁 끝에 대법원 판결까지 명도 명령이 내려졌던 또 다른 교회는 협상을 통해 감정가를 상회하는 보상을 받고 교회를 이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법적으로만 접근하면 조합을 상대로 교회가 이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도 “모든 상황이 동일한 것은 아니며, 재개발 역시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 교회가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회 내부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가져야 할 태도도 언급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지역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존재인데, 재개발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많은 교회가 안일하게 대응하다 초기 대응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재개발이 장기간 지연된 지역 교회의 고민도 제기됐다. 광명 지역의 한 교회 장로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추진 중인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협상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재개발에는 정해진 협상 공식이 없다”며 “조합이든 주민 대표든, 결국 보상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사례로, 종교 부지가 단지 후면에 배치됐던 서울의 한 교회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입구 쪽으로 위치를 변경한 사례도 소개됐다. 이 목사는 “초기 단계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직접 찾아가 꾸준히 소통해야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된다”고 말했다.

울산과 부산의 교회 사례도 언급됐다. 울산의 한 교회는 종교 부지 대신 상업 부지와 건축비 일부를 받기로 합의했으나, 교회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했다. 이후 추가 협상을 통해 보상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한 교회 역시 조합 총회를 통과한 이후 건축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추가 협상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상가 건물을 보유한 교회의 사례에 대해서는, 이 목사가 교회 이전 여부를 조기에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인들의 추가 헌금 없이 새 성전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사역하고 있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철저히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재개발 이후 건축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상을 충분히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PDA종합건설 선병렬 대표가 교회 건축과 관련한 실제 사례와 방향을 소개하며 세미나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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