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최근 납치 사건이 잇따르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11월 마지막 주말에만 두 건의 공격으로 목사와 아내, 예배 중이던 신자들, 그리고 신부와 들러리 등이 잇달아 납치되는 등 최소 20명이 무장괴한들에게 끌려갔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 AFP 등 국제 언론은 연속적인 공격이 여성과 어린이,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먼저 알려진 사건은 코기(Kogi)주에서 발생했다. 무장 조직이 주일예배 중이던 체루빔·세라핌 교회(Cherubim and Seraphin Church)를 급습해 목사와 그의 아내, 그리고 정확한 숫자가 확인되지 않은 예배자들을 납치했다. 그 전날 밤 소코토(Sokoto)주에서는 신부, 들러리, 아이를 데리고 있던 젊은 여성 등 여러 사람이 무장 괴한에게 붙잡혀 갔다고 보도됐다.
이와 별도로, 지난 11월 19일 서부 나이지리아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는 남녀 학생 300여 명과 교사 12명이 대규모로 납치되는 사건도 있었다. 학생들은 10세에서 18세 사이로, 일부는 군과 지역 주민의 도움으로 도주하거나 구조됐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11월 한 달에만 400명 이상이 납치됐다”며 심각한 안전 위기를 경고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납치 조직이 요구한 막대한 몸값이 사건의 배경이라고 주장하지만, 기독교협회(CAN)는 이번 사태를 단순 범죄가 아닌 종교적 공격으로 규정했다. 대니얼 오코(Daniel Okoh) CAN 회장은 “북부 취약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반복적 공격 패턴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해온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볼라 티누부(Bola Tinubu) 대통령은 잇따른 납치 사태가 국가적 위협이라고 판단하고, 계획돼 있던 G20 남아공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했다. 그는 “모든 나이지리아인은 안전할 권리가 있으며 정부는 이를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군경은 11월 18일 또 다른 교회에서 납치된 예배자 38명을 구조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나이지리아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미 국무부 아프리카국의 조너선 프랫(Jonathan Pratt) 수석 관계자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나이지리아에서 반복되는 기독교계 대상 공격은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라며 제재와 국방부의 대테러 지원 가능성까지 포함한 종합 대응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용 가능한 모든 외교·안보 수단을 동원해 나이지리아 정부가 실질적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나이지리아를 다시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으로 재지정했다. 이는 미국이 종교 박해 국가에 적용하는 가장 강력한 분류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내부에서는 폭력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는 종교적 동기가 뚜렷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측에서는 나이지리아 전역의 복잡한 무장 세력과 치안 실패로 인한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있다.
CDI는 최근 연속된 납치·공격은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기독교 공동체가 반복적으로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으며 여전히 수백 명이 납치범의 손에 남겨져 있어 사태의 장기화가 점쳐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