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화 제작사 액츠픽처스가 신작 영화 ‘힘(HIM: Who Gives Me Strength)’을 지난 11월 27일 정식 개봉하며 교계와 영화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영화 ‘매트’로 독창적인 시도를 보여줬던 액츠픽처스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학원 액션 장르와 기독교 세계관을 결합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 ‘힘’은 예수님을 믿고는 있지만 신앙의 본질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고등학생 ‘북’이 여러 조력자들을 만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기독교 학원 액션물이다. 학교폭력이라는 현실적 소재 위에 복음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기존 기독교 영화의 한계를 넘어 대중성과 장르적 완성도를 함께 추구한 점이 특징이다.
작품은 특히 시대극·다큐멘터리에 치우쳤던 기존 기독교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도 편하게 몰입할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빠른 전개로 구성됐다. 영화 속에는 힘이 없어 괴롭힘을 당하는 주인공 ‘북’, 전직 조직폭력배 출신이지만 하나님을 만나 변화된 ‘유신’, 일진 무리 속에서 방관자로 남아 있던 ‘호성’ 등 다양한 형태의 기독교인이 등장해 현실적인 신앙의 고민을 보여준다.
◈성장과 신앙의 교차점에서 펼쳐지는 ‘북’의 변화
영화는 소년가장이자 교내 권력 집단의 표적이 된 ‘북’이, 비밀 임무를 띠고 학교에 잠입한 격투기 실력자 ‘유신’을 만나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 처음엔 교회를 다니지만 신앙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북이, 조력자들을 통해 무술을 배우고 스스로의 ‘힘’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신앙적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다시 묻게 된다.
최지온 감독은 “주인공 ‘북’의 여정을 통해 크리스천 인생 전반을 비유하고자 했다”며 로마서 5장 8절을 영화의 핵심 메시지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님은 우리가 죄 가운데 있을 때 먼저 찾아오시는 분이지만, 인간은 그 은혜를 쉽게 잊는다”며 “영화는 이러한 인간의 현실적인 모순을 담아내고 크리스천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성찰하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또한 여러 종류의 ‘힘’이 등장하는 설정에 대해 “학교에서 권력을 가진 빌런 캐릭터부터, 싸움 실력, 체력, 지력, 강력 등 다양한 힘들이 나온다”며 “궁극적으로 관객이 생각해야 할 힘은 세상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힘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학원 액션 장르를 통한 새로운 기독교 콘텐츠 실험
‘힘’은 상업영화에서 볼 법한 학원 액션 장르의 요소를 적극 활용해 기존 기독교 영화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제작진은 “청년층이 쉽게 소비하는 OTT·SNS 기반의 빠른 콘텐츠 흐름에 맞춰, 긴장감 있는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복음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제작진은 기존 미디어 환경 속에서 기독교 신앙이 왜곡되기 쉬운 현실을 지적하며,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기독교 콘텐츠가 매우 부족하다”며 “‘힘’이 신앙적 메시지를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대안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객 반응과 제작진 간담회 현장
개봉 첫 주차 기준 네이버 관객 평점 9.93(12월 2일 기준)을 기록하며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관객들은 “학생물인데도 재미있었다”, “액션이 많아 지루하지 않았다”, “기대보다 훨씬 재밌다” 등의 평가를 남기며 작품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최지온 감독과 손주열·송성사 배우 등 주요 출연진은 12월 1일 서울 강남구 카페에서 간담회를 열고 제작 과정을 공유했다. 감독과 배우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으로, 작품 전반에 신앙적 고민과 진정성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학교폭력이라는 소재 때문에 제작 초기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며 “기독교 영화로서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오해받을까 우려했지만, 지속적인 소명 과정을 통해 15세 관람가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이 기도로 이뤄진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며 제작 기간 내내 있었던 어려움과 극복의 순간들을 전했다.
◈현실 속 기독교인의 다양한 모습 반영
영화는 ‘완벽한 크리스천’만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감독은 “현실에는 믿음 없이 교회만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있고, 신앙인이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며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며 “영화를 통해 이러한 보편적인 고민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인공 북 역시 신앙을 의심하기도 하며, 주변 인물들 중엔 기독교인이면서도 비행에 휘말리는 인물도 있다. 감독은 “다양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계기를 얻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교계의 기대와 향후 전망
액츠픽처스의 전작 ‘매트’를 통해 이미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던 만큼, 교계에서는 이번 신작 ‘힘’이 기독교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열린 VIP 시사회에는 약 400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배급사는 오프닝 스크린 수가 10여 곳으로 시작했지만, 관객 반응과 단체관람 요청에 따라 상영관 확대가 가능하다며 관심을 요청했다. 학교폭력·청소년 문제라는 현실적 소재와 신앙적 메시지를 결합한 이 영화가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 관객들에게도 울림을 주길 바란다는 것이 제작진의 바람이다.
영화 ‘힘’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상영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단체관람 신청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