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문제점, 프로그램 부족이 아닌 ‘관계의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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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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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독교교육협회, ‘2026년 코칭목회 계획 세미나’ 성료
신상범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대한기독교교육협회(이사장 신상범 목사)가 주최한 ‘2026년 코칭목회 계획 세미나’가 2일 서울 충신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목회 환경 속에서 ‘코칭’이라는 새로운 목회 방식이 어떻게 교회의 미래 전략이 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다룬 자리였다.

첫 강의자로 나선 이전호 목사(충신교회 담임)는 ‘코칭 목회: 미래 목회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한국교회가 직면한 7대 위기와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코칭 기반 목회 생태계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바꾸면 교회의 일부가 변하지만, 리더를 바꾸면 교회 전체가 변한다”라며 교회 조직 전체를 재설계하는 코칭목회의 실제 모델을 3단계로 구체화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충신교회는 사역·리더십·조직구조를 전면 재정비해 ▲소그룹 체계 재구성 ▲교회학교·청년부·가정사역의 통합 운영 ▲양육·교육 커리큘럼의 코칭화 ▲돌봄·상담 기능의 분산 등으로 사역을 재편했다. 이전호 목사는 “사역이 교역자에게 집중되는 수직 구조를 해체하고, 평신도 리더들이 주체가 되는 수평적 구조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충신교회는 예배-소그룹-양육-가정사역을 하나의 생태계처럼 연결하는 ‘관계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소그룹은 전달식 강의를 폐기하고, 질문·경청·나눔 중심의 코칭형 구조로 전환했다. 청년부는 진로·일터 코칭, 감정 코칭, 1:1 성장 대화 등을 중심으로 체질을 바꿨다. 교회학교는 교사·부모·사역자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코칭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전호 목사. ©노형구 기자

이전호 목사는 “다음세대 위기는 프로그램의 위기가 아니라 관계의 위기다. 코칭은 그 관계를 다시 세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충신교회는 당회·위원회·소그룹 리더 교육까지 모두 코칭 기반 방식으로 전환했다.

모든 리더는 경청·질문·피드백·목표 설정·점검의 ‘5대 역량’을 훈련받고 회의는 ‘의사결정 중심’이 아니라 참여형·과정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는 “평신도가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할 때 교회는 비로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전호 목사는 “코칭은 단순한 상담 기법이 아니라 교회 생태계를 새롭게 세우는 영적 프레임”이라며 “충신교회가 지난 10년간 이 모델을 적용하며 체질이 바뀐 것이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강의에서는 홍삼열 목사(한국코칭선교회 대표)가 ‘리더십 전환과 회의 진행’을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오늘날을 ‘VUCA 시대’로 규정하며, “교회가 여전히 과거의 지시·명령형 리더십에 머문다면 다음세대를 잃을 뿐 아니라 내부 동력도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목사는 ▲사람과 문제를 분리하기 ▲심리적 안전감 조성 ▲참여 중심 회의 구조 도입 ▲부정적 의견을 리스크 신호로 재해석하기 등의 코칭 기반 회의 기술을 제시하며, “회의를 바꾸면 리더십이 바뀌고, 리더십이 바뀌면 교회 문화가 바뀐다”고 말했다.

세 번째 강의를 맡은 전경호 목사(다음세대코칭센터 대표)는 다음세대 교육의 본질을 “정답 전달에서 질문 기반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립러닝, 퍼실리테이션, 레고시리어스플레이 등 현대 교육 기법과 코칭을 결합한 실제 적용 사례들을 소개했다. 특히 청년 사역에서 ▲감정 코칭 ▲진로·소명 코칭 ▲관계 코칭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가정사역에서도 부모-자녀 간 코칭 대화가 실제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이 강의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네 번째 강의를 맡은 유윤종 목사(대한기독교교육협회 사무총장)는 소그룹 사역에 코칭목회를 적용한 실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사람이 사람을 세우는 일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다”며 소그룹 리더의 역량을 교회 건강의 핵심 요소로 보았다.

유 목사는 충신교회를 비롯한 여러 교회의 사례를 인용하며 ▲경청·질문 중심의 리더 대화 ▲참여형 소그룹 설계 ▲리더 코칭 피드백 시스템 구축 등 코칭 기반 소그룹의 실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소그룹 리더 한 명이 바뀌면 한 그룹이 달라지고, 그 변화가 교회를 살린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강의자로 나선 이명관 목사(진주교회)는 코로나 이후 교회가 맞은 혼란 속에서 ‘코칭목회’가 어떻게 공동체를 새롭게 세우는지 자신의 사역 경험을 통해 풀어냈다. 그는 “코칭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영적 프레임”이라며 “교회가 다시 꿈꾸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모든 역할을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잠재력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프로그램이나 조직력의 부족이 아니라 ‘관계의 소멸’이며, 코칭은 그 관계를 회복하는 실제적 도구”라고 입을 모았다. 세미나는 오는 11일 홍성교회(충청·호남), 16일 양정중앙교회(영남)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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