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이지리아 북중부에서 평일 저녁 예배 중 납치된 예배자 38명이 정부와 군·치안 당국의 합동 작전으로 석방됐다고 현지 언론이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콰라주 에루쿠 지역의 그리스도 사도교회(Christ Apostolic Church)에서 기도회 도중 무장 괴한들에게 끌려갔다.
사하라리포터스(Sahara Reporters)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11월 18일 밤 10명의 무장괴한이 교회에 난입해 예배 중이던 성도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시작됐으며, 담임목사를 포함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공유된 주일예배 영상에는 한 설교자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예수를 저주하지 말고 끝까지 신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예배당 밖에는 무장 경찰 차량이 배치돼 긴장 상황을 보여줬다.
콰라주 압둘 라흐만 압둘 라자크 주지사는 인질 석방이 보라 티누부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작전의 결과라고 밝혔다. TVC뉴스는 티누부 대통령이 콰라·케비 지역의 ‘치안 붕괴’ 대응을 위해 예정된 G20 남아공 회담 참석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전에는 국가안보보좌관실, 국가정보국(DSS), 육군, 경찰청, 해외정보국 등이 참여했고, 대통령 지시로 4개 특수경찰팀이 투입됐다.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지역 지도자들과 종교단체, 주민들의 협력에도 감사를 표했다.
세계기독연대(CSW)는 납치범들이 처음엔 1인당 1억 나이라(약 6,900만 원)를 요구했으나 나중에 2,000만 나이라(약 1,400만 원)로 낮췄다고 밝혔다. 공격 세력은 풀라니 무장조직으로 지목됐으며 납치 장면이 영상에도 포착됐다.
이번 사건은 최근 종교시설을 겨냥한 연속적인 무장 납치·습격 중 하나다.
티누부 정부는 이같은 폭력이 종교 박해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마쿠르디 가톨릭 사제단은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제노사이드(집단학살) 그 자체”라고 반박했다.
벤웨주 가톨릭 사제 출신이자 현 주지사 하이신스 알리아는 전날 “기독교인 표적 공격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오픈도어는 2019~2023년 사이 2만 명 이상이 납치됐으며, 그 중 상당수가 종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납치는 테러 자금 조달 수단이자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에 이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픈도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 살해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다고 밝히며, 지난 10년간 수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