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지 않아 하나님께 큰 벌을 받은 것 같습니다

오피니언·칼럼

[질문]

기독 청년인데도 부끄럽게도 최근까지도 음란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면서 회개도 제대로 안 했습니다. 마음에 찜찜하던 차에 아버지의 새차를 빌려끌었다가 음주 운전자에게 교통사고를 당했고 수리비로 꽤 큰 금액이 나왔으나 가해자는 뺑소니를 쳐버렸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우연이 아니라 제대로 회개하지 않아 하나님께 벌 받은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왜 저만 벌을 주지 않고 애꿎은 저희 부모님이 피해를 입게 만든 것인지 너무 심하다는 의문과 원망이 계속 듭니다. 빨리 제가 돈을 벌어서라도 아버지 새차를 사는 데 도와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하나님께 너무 화가 나서 회개 기도도 제대로 안 나오는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곤혹스럽습니다. 목사님 보시기에는 어떠신지요? 합당한 징계라고 보여지시나요?

[답변]

박진호 목사

가장 먼저 제가 아무리 목사라도 여전히 연약한 인간에 불과하므로 같은 인간인 제 삼자에게 일어난 일을 두고서 하나님의 징계 내지 심판이라고 단정적으로 판단해 줄 수 없습니다. 또 절대로 그래선 안 됩니다. 인간에 대한 징계와 심판은 오직 하나님만이 주관하십니다. 어떤 죄를 언제 어떻게 지었는지와, 현재 일어난 불행한 사건의 전후 사정을 정확히 잘 아는 본인이 판단할 수 있고 또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성경이 말하는 진리에 비춰서 순전하고도 열린 마음으로 스스로 잘 묵상하고 기도해 가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우선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은 다르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합니다. 심판은 불신자가 영원한 지옥 불에 떨어지는 것이며, 징계는 신자가 잘못을 범하고도 회개치 않을 때 하나님이 신자를 거룩하게 바꾸어 주려고 일시적으로 벌을 주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 관계는 영원히 취소되지 않고 부모의 자식을 향한 사랑도 죽기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식이 잘못을 범하면 자식이 올바른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부모가 사랑의 매를 드는데, 하나님도 그렇게 하는 것이 징계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신자가 죄를 지을 때마다 일일이 곧바로 징계하지 않습니다. 매번 그러면 당장 저를 포함해서 모든 신자가 온 몸이 쥐어터져서 성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게 됩니다. 그분은 신자가 진심으로 회개할 때까지 오래 참아 주십니다. 신자가 같은 죄를 반복해서 짓고도 전혀 회개치 않고 있으면, 그것도 당신의 인내의 한계가 찰 때, 비로소 사랑의 매를 드는 것입니다.

나아가 그 형벌도 반드시 자신이 지었던 죄와 연결된 모습으로서 자신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확실히 깨닫고서 그 죄를 고쳐나갈 수 있는 방식으로 주십니다. 예컨대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죄를 계속 범하고 있으면,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도 똑같이 말로서 더 크게 낭패를 당하게 되는 형벌을 받습니다. 지은 죄와 아무 연관이 없는 불행한 사건은 본인이 실수한 것이거나, 다른 이의 훼방이거나,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죄의 형벌은 그 죄를 지은 본인에게 내립니다. 부모가 잘못했다고 자식이, 또 자식이 잘못했다고 부모가 벌을 받는 법은 절대 없습니다. “죄를 지은 그 영혼이 죽을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고, 아버지는 아들의 죄를 담당하지 아니하리라. 의인의 의는 자기에게로 돌아가고, 악인의 악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겔18:20) 물론 자식이 불효의 죄를 범했다면 부모에게 불행한 일이 생겨서 자식으로 불효의 죄를 지었다고 알게 해주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식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으면 자식이 잘못되는 징계를 내리는 것입니다.

이런 원칙에 따르면, 형제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일단 하나님의 징계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형제님이 음란죄를 범한 것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진심으로 회개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또 반복해서 죄를 지으면, 하나님은 그와 연관되는 방식의 징계를 언젠가는 내릴 것입니다. 그 때와 방식은 아무도 모릅니다.

거기다 회개란 단순히 잘못한 것을 깨닫고서 사죄하는 기도로 그쳐선 안 됩니다. 그 잘못을 완전히 고쳐서 다시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연약하고 죄의 본성이 살아 있어서 또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빈도 수와 세기는 현저히 줄여 나가야 하고, 혹시 다시 죄를 지을 때마다 진심으로 회개하며 애통해 해야 합니다.

이런 하나님의 징계 원칙에 따르면, 형제님이 정말로 거듭난 신자라고 자부한다면, 만약 어떤 연유로든 죄를 지어서 벌을 받게 되면 하나님이 나를 거룩하게 성장시키려고 주시는 벌이라서 오히려 감사해야 합니다.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참 아들이 아니니라. ... 하나님은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그의 거룩하심에 참예케 하시느니라.”(히12:8,10)

형제님의 경우는 말씀하신 사안 두 가지를 별개로 나눠서 접근 대처해야 합니다. 음란 죄를 회개하지 않은 잘못은 지금부터라도 고쳐 나가면 됩니다. 아버지 차의 사고는 어차피 이미 일어난 불행입니다. 그 사건 자체를 되돌릴 수는 절대 없으며 그 일을 두고 후회한들 본인만 손해입니다. 누구도 원망할 문제가 아니며 그렇게 억울해 하거나 하나님께 원망해도 본인의 영혼만 피폐해집니다. 시간과 감정과 정신과 영혼의 낭비입니다. 차는 보험에서 잘 처리하면 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어떻게든 열심히 돈을 벌어서 아버지가 새 차를 사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와 드리면 됩니다. 아마 아버지가 굳이 그렇게 하라고 시키지도 않을 것이며 또 돈을 줘도 안 받을 것이지만, 그런 마음 가짐과 실천하는 태도는 하나님과 아버님이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아무리 지금 벌어진 상황이 황당하고 피해가 커더라도 하나님께 화가 나면 안 됩니다. 자식이 잘 되라고 회초리를 들었는데 아버지가 잘못했다고 대들면 그야말로 천벌을 받을 천하의 호로자식입니다. 기도도 안 된다는 것은 성경의 진리를 하나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런 태도야 말로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죄이며 정작 그분의 징계를 부를 수 있습니다. 지금 형제님은 혹시 하나님의 진노를 건드려 큰 벌을 받았는지 아닌지에만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속이 좁은 분이 절대 아닙니다. 당신의 독생자를 당신의 원수였던 우리 죄를 위해서 내어주신 분입니다. 형제님은 하나님 그분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형제님에게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음란 죄를 완전히 끊느냐, 아버지 차를 빨리 사드리느냐가 아닙니다. 성경을 제대로 배워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며 어떻게 인간을 주관 통치하시는지부터 정확히 알아 나가야 합니다. 평소에 말씀과 기도로 일대일 인격적으로 하나님과 교제 동행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특별히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에 관해서 제대로 아셔야 합니다.

2025/8/17

* 이 글은 미국 남침례교단 소속 박진호 목사(인터넷 기독교 문서 사역자)가 그의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올린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맨 아래 숫자는 글이 박 목사의 웹페이지에 공개된 날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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