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전역을 불과 8시간 앞둔 해군 병사 10여 명이 부대를 무단 이탈했다가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해 큰 논란이 일었다.
사건은 토요일 전역 예정이던 해군 1함대 사령부에서 벌어졌으며, 병사들은 전날 조기 전역 신고를 마치고 공식 전역 시간인 토요일 오전 8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자정이 되자마자 자신들이 민간인이라 착각하고 위병소를 빠져나갔다.
근무자에게 이미 전역했다고 둘러댄 이들은 인근 PC방 등에서 해방감을 즐기다 몇 시간 뒤 체포조에 의해 붙잡혔다. 전역 신고만으로 신분이 바뀌는 것으로 오해한 이들은 실제로는 전역일 자정까지 군인 신분이 유지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변호사 역시 “전역 신고는 요식행위일 뿐, 자정까지 군인 신분이 유지된다”고 확실하게 설명했다.
결국 이들은 군무이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벌금이나 기소유예 등 민간인이 된 후에도 법적 처분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은 마지막 순간까지 군인 신분이 유지된다는 점을 되새기게 한 사례로 남았다. 해당 병사들의 가장 큰 실수는 ‘전역 신고=전역’이라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전역 명령일 자정까지 군인 신분이 유지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스스로를 민간인이라 여긴 것이다(MBN 뉴스, 2025년 10월 22일자).
신앙생활에서도 이와 비슷한 착각이 자주 일어난다. 오랜 시간 봉사하고, 예배에 충실했고, 말씀도 많이 들었기에 “이 정도면 됐다”, “이젠 좀 쉬어도 되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주님은 마태복음 24장에서 분명히 경고하신다.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마 24:42)
주님의 재림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각에 임하며, 그때까지 항상 준비된 자만이 주님 앞에 설 수 있다. 우리가 삶을 마치고 주님 앞에 서는 그 순간까지, 신앙의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2장 10절에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하나님은 시작한 자가 아니라 끝까지 충성한 자에게 상을 주신다. 우리가 아무리 뜨겁게 시작했어도, 마지막을 잘못 마무리하면 그 열매는 사라질 수 있다. 바울은 자신의 인생을 마감하며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니...”(딤후 4:7-8)
신앙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다.
미국 플로리다에 실제 있었던 일이다. 1990년대, 바다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를 건설하던 한 건설팀이 있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철저하게 공정을 관리하며 99%까지 완성한 어느 날, 마지막 연결 공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인해 구조물 일부가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전체 다리를 철거하고 처음부터 다시 지어야 했다. 언론은 이 사건을 두고 “99%는 100%가 아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신앙도 마찬가지이다. 99%의 충성은 완전한 순종이 아니다. 마지막 1%를 감당하지 못해 넘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유다는 3년간 예수님과 함께하며 귀신도 쫓고, 병자도 고쳤지만, 끝에서 주님을 배반했다. 사울 왕도 기름부음을 받고 이스라엘을 이끌었지만, 끝까지 순종하지 않아 왕위를 잃었다.
해군 병사들의 사건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우리의 신앙 여정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마지막 8시간은 명확히 정해져 있었지만, 우리의 인생의 마지막은 아무도 모른다. 주님은 깨어 있는 자, 끝까지 충성하는 자, 맡은 바를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자를 기뻐하신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마 25:21)
해군 병사들의 사례는 한순간의 오해와 방심이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8시간만 더 인내했다면, 평범하게 사회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의 실수가 군무이탈이라는 범죄로 이어졌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딱 이 정도만”이라는 방심이 자리 잡을 때, 넘어질 위험이 커진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깨어 있으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막 13:37)
믿음의 여정을 끝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달려가자.그 길 끝에서 주님이 우리에게 생명의 면류관을 예비하고 계신다.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