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계획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만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비롯한 주요 국방 현안을 논의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방부뿐 아니라 국무부, 에너지부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방위 역량이 강화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은 그 모범적인 사례로, 더 강력한 군사력과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대해 대통령이 마음을 열고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승인 절차나 기술 이전 범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도 “한미 양국이 선의를 바탕으로 협의 중이며 긍정적인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한국이 자체 핵잠수함 전력을 확보하면 해상 억제력과 전략적 자주성이 강화될 것”이라며 “미국은 그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공식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국이 핵잠수함을 통해 자주적 방위력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도 환영할 일”이라며 요청을 수용한 바 있다.
이번 SCM에서는 한반도 안보 정세와 북한의 최근 방사포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됐다. 양국은 북한의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필요 시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대응 능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 군사 협력, 첨단 방위산업 기술 교류, 사이버 및 우주 안보 협력 등 미래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방안도 다뤄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미동맹은 단순한 군사 협력을 넘어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세계적 모범”이라며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미 간 군사 협력 강화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되며, 한국의 차세대 해군력 구축에 중대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