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성경관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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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개념의 확대로 인한 선교의 효율성 약화 가능성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성경이 말씀하는 구원의 핵심은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던 자들이 하나님이 제시하신 구원의 길인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영생을 얻는 것이다. 사이더(Ronald Sider)가 구원에 관한 킷텔의 정의에 근거하여 말한 대로 “신약에서 Soteria는 지상적 관계를 언급하지 않는다. 그 내용은 헬라어적 이해에 있어서처럼 영과 육의 복지나 건강이 아니다. 그것은 ... 지상적 해방도 아니다. .... 그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하나님과의 관계만을 언급한다.”

즉 구원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핵심이다. 구원을 받았다고 동시에 물질문제, 정치문제, 소외문제 등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즉 이러한 요소들이 구원의 본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구원을 받으면 위의 문제들이 해결되어지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더 가난해지고, 억압을 받고, 소외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 7:13)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에큐메니칼 진영은 해방신학 등의 영향으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으로 구성되는 구원개념을 자의적으로 바꾸었다. 에큐메니칼 구원 개념을 다룬 방콕은 ‘경제 정의,’ ‘정치적 억압,’ ‘인간의 소외,’ 그리고 ‘인격적 삶의 좌절’로부터의 해방을 구원으로 정의하면서 “구원이란 그리스도께서 개인들을 모든 죄와 그것의 결과들로부터 해방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방콕은 모든 억압, 소외, 착취가 사라지는 사회가 되고 서구 정도의 부가 이루어지는 것을 구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방콕은 구원의 본질인 영적 차원의 구원을 모든 문제가 해결된 종합행복세트 구원 이해로 확대하였다.

선교는 구원을 전하는 활동인데, 구원의 개념이 에큐메니칼 진영처럼 종합행복세트적인 구원 개념으로 변경되면 세상의 행복을 위한 모든 활동이 선교의 범위에 포함되게 된다. 세상의 정치단체, 인권단체, 노동단체, 환경단체 등이 하는 일도 선교의 범위에 포함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너무 많은 일을 선교에 포함시키면서 선교의 효율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고 선교는 그만큼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스티븐 니일은 “모든 것이 선교면 아무 것도 선교가 아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던 것이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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