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담임 장윤재 목사, 기독교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창립 90주년을 맞아 중강당에서 기념 주일예배와 다양한 행사를 열며, 한국 최초의 대학교회로서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최근 밝혔다.
이화여대 대학교회는 1935년 9월 29일, 이화여자전문학교와 연희전문학교가 함께 예배드리며 ‘협성교회(協成敎會, Union Church)’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한국 최초의 대학교회로, 9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예배가 열렸던 ‘에머슨 홀(현 중강당)’은 1만 달러를 기증한 에드윈 S. 에머슨의 기념으로 건립된 장소로,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도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 교회를 다녔다. 에머슨 홀은 이화의 상징적 공간으로, 교내 주요 행사들이 이곳에서 열려왔다.
창립 90주년 기념 예배에서 장윤재 담임목사는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주제로 한 설교에서 이화의 건물들이 단순한 석조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세워진 것임을 강조하며, "대학교회는 지성과 영성이 소통하는 건강한 신앙공동체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지난 90년 동안 묵묵히 걸어왔다"고 말했다.
예배 후에는 에머슨 홀에서 <이야기가 있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으며, 무대에는 한용운의 「추야몽」, 윤동주의 「서시」 등이 가곡으로 울려 퍼졌다. 장윤재 목사는 「동주, 사랑의 전당」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더하며, 교인들은 ‘나의 대학교회 이야기’ 시간을 통해 지난 여정과 앞으로의 비전을 나누었다.
이후 2011년부터 이화학당의 이사장직을 맡아 이화를 섬긴 장명수 이사장에게 퇴임 기념 꽃다발이 증정됐다. 이날 행사에는 장명수 이사장, 김은미 신임 이사장, 이향숙 총장 등 대학교회 교인들이 함께하며, 에머슨 홀 현판 제막식을 통해 대학교회 100주년을 향한 다짐의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이번 기념행사는 민족의 고난 속에서 이화인의 신앙의 뿌리를 돌아보고, 이 시대에 건강한 신앙공동체의 대안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대학교회는 100주년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역사 편찬, 선교사업, 기금 마련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