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이주민들에게 포용·사랑 실천하는 사명 감당해야”

이정숙 박사,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20회 종교개혁기념학술세미나서 강연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20회 종교개혁기념학술세미나 참석자 기념 사진.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원장 황대우)이 28일 오후 고신대학교(총장 이정기)에서 제20회 종교개혁기념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이정숙 박사(더맵글로벌 대표, 횃불트리니티신대 전 총장)가 ‘이주 시대에 망명자/난민/이주민 칼빈을 톺아보다’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이주의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의미

이 박사는 “2024년 법무부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인구의 5.2%가 이주민을 차지하는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며 “이주는 경제적 기회, 교육, 결혼 등의 ‘자발적 이주’와 분쟁, 전쟁, 자연재해, 박해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비자발적 이주’로 구분하며, 이주 현상이 20세기와 21세기 글로벌 사회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어 “이주는 단순히 개인적인 선택을 넘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갈등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며 “특히, 종교와 관련하여 이주는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진다. 역사적으로도 기독교인들은 종교적 박해와 갈등으로 인해 이주를 경험했다. 고대 근동과 지중해 지역에서의 유대인과 기독교인의 이주는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성경과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사도 바울의 선교 활동과 기독교 역사 발전은 이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 16세기 종교개혁 시기 이주와 오늘날 한국의 이주민 현황

이정숙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공

그는 “이주와 관련된 중요한 시점 중 하나는 16세기 종교개혁 시기였다. 당시 개신교 종교개혁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이는 국가별, 지역별로 다양한 기독교 전통을 만들어내며 이주와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며 “칼빈은 이러한 시대 속에서 이주민들의 고뇌와 현실을 깊이 이해한 인물이다. 히스패닉 미국인 교회사가인 곤잘레즈는 ‘망명’이라는 말이 지금은 정치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의 망명을 이야기한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 국경을 건너간 이주이든 모든 이주민은 자기의 고향을 그리워하기 때문에 ‘망명자’라고 한다. 이 사실은 칼빈의 자기 이해, 더 나아가 인생 이해의 핵심”이라고 했다.

또한 “이주민의 삶은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전 세계적 현상이 되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라며 “2021년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이주민은 약 213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서면서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정의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주민의 73.7%는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정주형 이주민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에 대한 태도는 아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54.1%가 이주민에 대해 혐오 또는 차별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이주민들이 낯선 이방인으로 인식되는 경향을 보여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교회의 실천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는 이주민을 환대하고 그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선교적 사명이 있다”며 “칼빈은 망명자의 삶을 신학적으로도 실천적으로도 잘 보여주었으며, 그의 신학은 이주민을 위한 이웃 사랑과 지역 선교의 기초를 마련해주었다. 특히, 이주민들이 겪는 고난을 이해하고 이들을 돕는 것은 기독교인의 중요한 사명이자 선교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 한국 교회의 선교적 사명, ‘포용과 환대’

이 박사는 “한국 교회는 칼빈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경청해야 한다. 칼빈은 교회가 고난받는 사람들을 돕고 자선과 구제의 본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며 “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이주민들에게 포용과 사랑을 실천하며, 그들이 이 사회에서 진정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주민, 난민, 망명자의 이야기는 이제 몇몇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었다”며 “한국 사회와 교회는 이들을 포용하며, 그들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독교의 진정한 정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미나는 이후 질의토론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맵글로벌은 마태복음 25장에서 ‘작은 자에게 한 것이 주님께 한 것이요, 그들에게 하지 않은 것이 주님께 하지 않은 것’이라는 말씀(40절, 45절)에 근거하여 우리 사회에서 작은 자 중 하나인 이주민들을 돕는 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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