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1장 29절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
이 말씀은 우리의 존재 자체와 우리가 감당하는 모든 사역이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안에 있음을 선포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교사로 부르실 때, 그 결정에 결코 후회하지 않으신다.
우리에게 주신 재능과 은사 또한 주님의 완전하신 섭리 안에서 온전하게 사용될 것이다.
한 교회에서 오랫동안 교회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셨던 권사님이 계셨다.
교회에서 말씀을 가르치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던 권사님은 가끔 ‘내가 이 아이들에게 과연 무엇을 심어주고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곤 하셨다.
꾸중을 듣고 토라진 아이들의 얼굴,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한 분위기 앞에서 때로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 느끼셨고, 은토리를 고민하기도 하셨다.
‘그저 매 주일 이 자리를 자키는 것 외에,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마음의 속삭임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권사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교사직을 내려놓으셨다.
그러던 어느 날, 권사님은 젊은 장로님의 초대를 받아 교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 참석하셨다.
장로님은 환하게 웃으며 권사님께 깊은 감사를 표했다.
“권사님,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권사님 반 아이였습니다. 그때 권사님이 제게 늘 ‘하나님은 너를 정말 사랑하신단다. 너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야’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친구들과 다투고 혼자 외톨이가 된 것 같아 울고 있을 때도, 권사님은 언제나 저를 꼭 안아주시며 그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따뜻한 사랑과 말씀 한마디가 제 어린 마음속에 뿌리내려, 지금의 제가 믿음 안에서 굳건히 살아가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권사님 덕분에 제가 주님 안에서 자랄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고백에 권사님은 눈시울을 붉히셨다.
자신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아주 작은 격려와 따듯한 포옹이 한 영혼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씨앗이 되었음을 그제야 깨달으신 것이다. 권사님의 눈에는 그때서야 로마서 11장 29절의 말씀이 생각났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결코 후회하심이 없다는 그 진리가 한 장로님의 고백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은 결코 작지 않으며, 우리의 섬김은 주님 안에서 헛되지 않는다. 때로는 그 열매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지쳐서 쓰러질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를 가장 적합한 때에, 가장 적합한 곳에서, 가장 적합한 사역을 위해 부르셨다. 우리가 가진 부족함이나 연약함까지도 주님의 놀라운 계획안에서 아름답게 사용될 것이다.
교사로서의 우리의 자리, 그것은 하나님께서 후회 없이 베푸신 은사요, 거룩한 부르심이다.
이 확신을 가지고, 다시금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맡겨주신 귀한 영혼들을 사랑으로 품어주시기를 바란다.
우리의 작은 헌신이 미래 세대의 믿음의 뿌리가 되어, 주님 나라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힐 것을 믿으며 감사함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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