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강력한 실적 반등을 이뤘다.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로 회복됐다.
삼성전자는 14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86조원, 영업이익은 1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2%, 영업이익은 31.81% 증가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5.33%, 영업이익은 158.55% 급증했다.
이번 매출 86조원은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으로, 지난 1분기 79조14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은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2018년 3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원을 다시 회복한 것은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번 실적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개월 평균 추정치 기준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84조1312억원, 영업이익 10조1419억원 수준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이를 약 2조원 웃돌았다.
사업 부문별 세부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회복과 출하량 증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부문의 적자 축소, 그리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 확산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대규모 AI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범용 D램 가격도 반등세를 보였다. 서버용 제품의 수요 확대가 다른 응용처로 확산되며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을 단기 반등이 아닌 구조적 회복의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시장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가 향후 메모리 산업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을 기반으로 4분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IT 수요 회복과 AI 관련 고성능 메모리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의 완전한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