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미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측은 관세 협상과 함께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 비관세 무역 장벽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 협력이 동맹 유지와 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미국과 일본 간 합의된 투자 패키지를 언급하며 “한국은 경제 규모와 외환시장, 인프라 측면에서 일본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요청해온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을 다시 환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직접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언급했고, 베센트 장관은 경청하며 미국 내 유관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핵심 장치지만, 이 조건이 충족된다고 해서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은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며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관세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김 실장은 “쌀과 쇠고기에 대해서는 심층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비관세 장벽 진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영역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협상 시한을 따로 두고 있지 않으며, 상업적 합리성과 상호 호혜 원칙에 기반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익을 희생하지 않는 선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양국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센트 장관은 25일 예정된 ‘대한민국 투자 서밋’ 연사로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상 불참하게 됐고, 대신 하루 전 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