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4월 15일 새벽, “꿈의 유람선”이라 불리던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는 스코틀랜드 출신 침례교 목사인 '존 하퍼'(John Harper, 당시 39세)도 타고 있었다. 그는 미국 시카고의 무디 교회(Moody Church)에서 부흥 집회를 인도하기 위해, 어린 딸과 함께 배에 승선하고 있었다.
배가 급속히 기울자,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존 하퍼는 어린 딸을 먼저 구명정에 태워 보내고, 자신은 배에 남았다. 그는 구명조끼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며 이렇게 외쳤다. “내게는 이 구명조끼가 필요 없습니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이미 구원받았으니, 당신이 필요합니다.” 타이타닉이 완전히 가라앉자, 존 하퍼는 차가운 대서양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수온은 영하에 가까웠고, 사람들은 몇 분 안에 저체온증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헤엄쳐 다니며 크게 외쳤다. “주 예수님을 믿으세요. 그리하면 당신과 당신 집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얼마 후 존 하퍼는 떠내려가던 한 젊은이와 마주쳤다.
그는 물에 빠져 절망하고 있었다. 존 하퍼는 그에게 다가가 “청년이여, 예수를 믿으시오!”라고 외쳤다. 그 청년은 대답했다. “아직 믿지 못하겠습니다.” 존 하퍼는 계속 바다 물살 속에서 그에게 말씀을 전했고, 얼마 후 다시 헤엄쳐 와서 물었다.“지금이라도 예수님을 믿으시겠습니까?”
그 순간, 청년은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곧이어 하퍼 목사는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기력이 다해 의식을 잃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그 청년은 기적적으로 구조되어 살아남았다. 그는 훗날 간증하기를, “나는 타이타닉의 마지막 개종자였습니다. 존 하퍼 목사님이 나를 예수께로 인도하셨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존 하퍼 목사는 죽음의 순간에도 자신의 생명보다 영혼 구원을 더 귀히 여겼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은 구명조끼를 입고 살아날 수 있었지만, 예수님을 믿지 않는 영혼들을 구하는 일이 더 시급했다. 그때 그가 차가운 대서양 한복판에서 외쳐진 그 한마디, “주 예수님을 믿으세요!” 이 외침은 꺼지지 않고 지금도 수많은 영혼을 살리고 있다.
29세의 젊은 나이의 토마스 선교사가 대동강에서 자신을 향해 창을 겨누던 조선인들에게 성경을 내밀며 외친 내용도 “예수! 예수!”였다. 유학 시절,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무디 성경학교’(Moody Bible Institute)를 처음 방문할 때가 생각난다.
로비 벽면에 졸업생 명단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중 빨간 글씨로 된 이름들이 보였다. 이름과 나라와 연도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모두 순교한 졸업생 명단이라고 했다. 이후 학교 측에서는 ‘Martyr’s Grace: 21 Moody Bible Institute Alumni Who Gave Their Lives for Christ’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Moody 졸업생 중 복음을 위해 순교한 21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때 그 명단이 새겨져 있는 로비를 쉽게 떠날 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대체 예수가 누구이기에 천하보다 소중한 생명도 아끼지 않고 기꺼이 목숨 바쳐 죽임당하는 이들이 그렇게 많은 것일까? 행 4:12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
그렇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구원받을 수 있는 다른 이름이 없다고 말씀한다. 예수님 외에도 구원받을 다른 길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비록 우리가 당면한 환경이 위에 소개한 순교자들처럼 묵숨 바칠 정도로 위험하진 않다고 하더라도, 오직 예수만이 유일한 구원자 되심을 더욱 담대하게 전하는 사명자로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