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존시대, 교회 역할과 가치관 확립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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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천신학회, ‘AI 시대와 실천신학의 과제’ 주제 정기학술대회 개최
한국실천신학회 제97회 정기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한국실천신학회(회장 박은정 교수)가 20일 오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에서 ‘AI 시대와 실천신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제97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명주 박사(AI안전연구소 소장)가 ‘AI 공존시대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AI 시대, 기독교인의 사명과 교육 과제

김 박사는 “디지털 기술의 혁신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한다”며 긍정적 효과로 △일상생활의 편의성 향상 △업무 효율 증진 △경제성장과 소득 증대 △건강 증진과 수명 연장 △소통과 연결 기회 확대 △교육·학습·고용 기회 확장을 제시했다. 반면 부작용으로는 △디지털 신기술의 비가역성 △기술적 대응의 한계 △윤리와 법률적 대응의 한계 등을 지적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10장 23절을 인용하며 “AI 공존 사회와 현상에 대해 바른 수용 기준과 가치관이 필요하다”며 또한, 교회가 해야 할 역할로 △AI를 더 깊이 보는 시각 배양 △기독교인의 ‘빛과 소금’ 역할 수행 △AI 공존 현상을 통한 문화적 접합점 탐색 △교회다운 다음 세대 인재 양성을 꼽았다.

한국실천신학회 제97회 정기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김 박사는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미래 인재의 역량”이라며 △협업 인성 △글로벌 환경 적응 △학습 능력 △변화 수용 능력 △미래 파악 안목 △생각하는 능력 △도구 활용 능력 등 7대 역량을 제시했다.

그는 “AI는 지금 세상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 변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은 기독교인의 사명”이라며 “또한 바른 윤리 제시를 통한 시민 역량 증진이 기독교인의 임무”라고 했다.

이어 “AI가 미래 직업 생태계도 변화시키고 있다”며 “교회는 공동체와 성경 중심의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를 양성하고 실질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박사는 “AI가 개인의 삶을 갈수록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며 “하나님과의 가까운 관계를 통해 나아갈 길을 인도받아야 한다. 영성은 개인이 갖추어야 할 역량 중에서도 차별화된 기본 역량”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김형락 박사(서울신대)가 ‘AI 시대의 기독교 예배 감각을 통한 예배의 미래’ △조성현 박사(부산장신대)가 ‘AI 설교의 명암 설교의 본질과 정의를 통해 ChatGPТ의 효용성과 한계에 대한 연구’ △박종환 박사(실천신대)가 ‘시간의 성화 트랜스휴머니즘의 시간과 예전적 리듬’ △박한나 박사(주안대)가 ‘AI 메타인지적 거울이 있는가 감정구조상담이론 기반의 이마고 데이와 선교제 제자도의 실천신학적 탐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AI 시대, 신학적 분별과 창조적 상상력 통해 예배의 새로운 지평 열어가야”

김형락 박사는 “AI 시대에 기독교 예배가 맞이하게 된 도전과 기회는 단순히 새로운 도구의 등장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그것은 예배의 본질, 곧 하나님의 계시와 인간의 응답이 만나는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할 것이가라는 근본적 질문과 맞닿아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박사는 교회가 AI 시대에 붙들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 예배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하나님과 교회 공동체라는 신학적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둘째로 AI를 예배에 활용할 경우 전통과 신학적 깊이를 소홀히 하지 말고 창조성과 연속성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기독교 예배는 탈육화의 위험과 풍성함의 가능성이라는 두 축 사이에 놓여 있다”며 “교회는 AI 시대를 단순한 위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신학적 분별과 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예배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 “AI 설교, 본질적 한계 인식하고 보완적으로 활용해야”

조성현 박사는 “챗 GPT로 생성된 설교가 많은 효용성과 유익이 있다. 그러나 설교의 본질과 정의의 입장에서 본 챗 GPT로 생성된 설교에는 상당히 많은 한계가 있다”며 “인공지증과 협력은 하지만 인간 설교자만이 가질 수 있는 한 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은 양날의 검과 같아, 자칫 또 다른 우상이 될 위험이 있다. 챗 GPT는 설교자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설교자들이 늘 기억해야 한다”며 “오늘날 설교자는 인공지능 설교의 명암을 지혜롭게 분별해야 한다. 협업적 설교와 영성적 설교라는 대안을 통해 사역을 이어갈 때 강단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실천신학회 제97회 정기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 “시간의 주인은 하나님… 디지털 시대, 성화된 시간 회복해야”

박종환 박사는 “‘이 시대의 시간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은 기술 문명을 비판하기 위한 수사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신앙 공동체, 예배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신학적 질문”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죽음을 제거하고 시간을 최적화하며 미래를 예측하려는 기술 문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며, “그 결과 기도의 시간, 공동 애도의 시간, 신앙적 대화의 시간 등이 단절되고, 인간은 실시간 반응만을 반복하는 존재로 정체화되고 있다. 이는 교회가 전통적으로 형성해 온 성화된 시간, 즉 창조와 구속, 기억과 희망, 반복과 영원의 리듬을 근본적으로 해체한다”고 했다.

박 박사는 대안으로 성화된 시간 이해를 제시했다. 그는 “성화된 시간은 하나님의 은총이 개입하고 종말론적 소망이 작동하는 시간으로, 인간이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며 “기다림과 반복, 고통과 침묵, 성령의 은밀한 임재를 통해 체화되는 은총의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천신학은 세 가지 실천 방향에서 성화된 시간의 회복을 모색해야 한다”며 “첫째, 디지털 시대의 시간 감각을 재구성하는 것이며, 둘째는 목회적 교육과 예배 실천의 구조화이며, 셋째로 공동체적 시간 감각의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박 박사는 “‘이 시대의 시간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에 신학은 시간은 하나님의 것이며, 인간은 그 시간을 함께 살아내는 존재라고 답해야 한다”며 “회복해야 할 것은 시간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방식이며, 이 만남은 반복과 기다림, 쉼과 리듬이라는 작은 신앙적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 “AI는 보조 도구… 궁극적 변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뤄져”

박한나 박사는 “예수님은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 21:17),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마 16:15) 등 제자들의 내면을 직면하게 하는 메타인지적 초대를 그때와 지금의 때에 우리에게 하시고 계신다”며 “이는 감정 없는 지식 습득이 아닌 ‘감정 구조의 복음화’로서의 제자도를 보여준다”며 현대 교회가 감정을 신앙적 언어로 덮어버리는 영적 우회를 넘어서는 필요성을 말했다.

박 박사는 “ESCT(감정구조상담이론)가 감정을 복음화의 대상으로 보고 제자도 실천의 기반으로 삼는다”며 “ESCT는 실천신학, 상담심리학, 신경과학, 내러티브 이론을 통합하여 △성경적 인간 이해 구체화 △기술과 여성의 건전한 통합 △목회 상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정 구조를 회복하고 방어 패턴을 직면하는 과정은 단순 정서치료가 아니라 회개, 구속, 변화와 성화의 영적 여정이 될 수 있다”며 “AI는 이러한 과정에서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인간 상담자, 신앙 공동체, 성령의 역사를 대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ESCT 기반 AI 상담의 실제 적용, 척도 개발과 타당화, 장기적 치료효과 검증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문화적 맥락과 다양한 신앙 전통에서의 감정 구조 차이와 적용 가능성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며 “감정은 신앙의 적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며, 그 구조를 이해하고 회복하는 것은 성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ESCT와 AI의 만남은 이 과정을 돕는 하나의 시도일 뿐, 궁극적 치유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일어난다”고 했다. 한편, 학술대회는 이후 논찬 및 질의응답, 폐회 순서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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