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크리스찬포스트에 실린 한 기사에서 복음주의 지도자 제임스 돕슨(James Dobson)은 도널드 트럼프를 "아기 기독교인(a baby Christian )"으로, 또 "예수님과의 관계를 받아들인 사람으로서 아직 기독교 신앙에서 성숙해 가고 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었다.
제임스 돕슨은 TV 전도사 폴라 화이트(Paula White)가 트럼프를 그리스도께 인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사람의 마음 상태는 오직 주님만이 아신다(Only the Lord knows the condition of a person's heart.)"고 신중한 신앙 지도자의 입장을 표명했다.
정치 이전에 한 정치가의 영혼에 주목하여 면밀한 관심을 기울이는 돕슨의 사역자다운 자세가 가슴에 와닿는다.
돕슨은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가 아직 신앙적 용어에 익숙하지 않지만 관대함과 희망을 품기를 권고하면서 결정적으로 말하길, "밤낮으로 날 붙잡고 있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위기의 시기에 우리는 국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공화당 예비선거 이전부터 트럼프와 오랫동안 성경공부등 신앙적 교제를 해왔던 폴라 화이트 목사는 트럼프의 신앙적 조언자로 알려졌고, 당시 대선캠페인을 위한 복음주의 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복음주의 진영내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는데 기여했다.
폴라 목사는 한 인터뷰에서 2016년 대선을 앞둔 17명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트럼프가 무명에서 사실상 후보로 떠오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받자, "저는 하나님의 계획이 우리의 계획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섭리일 겁니다. 제 생각에는 '신의 손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폴라 목사는2017년 1월 트럼프의 첫 취임식에서 취임기도를 한 최초의 여성 성직자가 되었다.
그녀는 트럼프가 2017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결정을 열렬히 지지했으며, 2019년 트럼프의 행정부에서 "신앙과 기회 이니셔티브"의 특별고문으로 임명되었다.
2020년 재선 캠페인에서 폴라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주었다.
자신을 사도적 지도자로 규정하는 폴라 목사는 독립 은사주의 기독교인(Independent Charismatic Christian)으로 일컬어진다. 그녀는 현대 예언적 측면(modern-day prophetic aspects)과 번영신학 사역(prosperity theology ministry)참여로 잘 알려져 있으며, 미국 전역과 각국에서 온 다양한 인종의 카리스마 지도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신비체험을 통해 목회사명을 받은 폴라 목사는 대학이나 신학교 학위가 없는데다 여성의 신분이기에 더욱 교계에서 신학자들과 보수 복음주의자들로부터 신학적 이슈와 사생활땜에 구설수에 오르내리는등 적쟎은 비난을 받아온 편이다.
소시적 부모의 이혼과 부친의 자살, 어머니의 알콜중독, 유년기에 당한 성적 신체적 학대등을 받았던 폴라 목사는 필자가 보기에 백인판 오프라 윈프리와도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녀의 시종 열정적 설교를 들으면, 그 누구도 그녀가 말씀으로 온전히 무장되고 전적으로 성령에 압도된 하나님의 종인 것을 부인치 못할 것이다.
2024년 7월, 마치 폴라 목사의 "하나님의 손길"의 연장과 증거인양, 트럼프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피격되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재당선이 되었다.
총격 사건 후 트럼프는 '베이비 크리스찬'에서 '살아계신' 주님을 경배하고 소명감을 확신하는 '성숙한 크리스찬'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는 백악관 서관에 최초로 '신앙국(White House Faith Office)'을 설치하고, 각 부처와 기관에 신앙 담당관을 배치했다. 또한 종교 자유 위원회와 반(反)기독교적 차별(편견) 근절 태스크포스를 신설해, 신앙인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종교적 가치’를 중요시 하고자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수호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증진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은 비영리 단체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폐지하지 않았지만, 재무부에 "세속 단체가 유죄 판결을 받지 않는 묵시적 지지에 대해 교회가 유죄 판결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시함으로써 사실상 교회에 대한 징벌적 집행을 중단시킨 것이다.
우리나라의 선거법을 보면, 특정 유권자 교육 활동(공개 토론회 개최 및 유권자 교육 안내서 발간 포함), 유권자 등록, 그리고 비당파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투표 독려 활동은 금지되지 않는다.
최근 손현보 목사의 구속 사유인,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지난 3월 교회 예배 자리에서 정승윤 후보와의 대담은, 공개 토론회 형식을 통해 교인들에게 선거공약이나 이슈 등을 알리고, 다양한 공약에 대해 유권자가 비교 분석하여 판단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정 유권자 교육 활동에 해당된다고 볼수 있다.
그리고 손 목사와 정 후보와의 대담의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려진 것은 정치색을 앞세운 당파적 방식이 아닌, 예배나 교회 모임에 포함된 기독교적 가치를 앞세운 비당파적 방식으로 진행된 내용이므로 금지사항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또 손 목사가 정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서 '승리기원 예배'를 가진 것은 기독교 사역에서 '전도'가 지닌 본질적이고 고유한 특성상, 종교단체의 공식 대표로서의 자격이라기 보다 종교인 개인자격으로 참여한 것이 되므로 얼마든지 후보 지지가 가능한 것이다.
한편, 손 목사가 "우파 후보를 찍어 정말 하나님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비록 정파적 중립성에 어긋난 표현으로 들릴지라도, 손 목사의 의중은 '우파/좌파' 후보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세우고자 하는 하나님 나라'에 있기 때문에, 이는 종교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따른 개인자격적 소신발언에 해당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타당하다.
이 외에, 대선을 앞둔 지난 5~6월, 손목사가 세계로교회에서 열린 기도회와 예배에서 "김문수 후보를 당선시키고 이재명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한 내용 또한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국가적 혼란 상황에서 정파를 떠나 기독교적 가치에 기반한 개인의 신앙적 신념에 따른 구국적 소신 발언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요컨대, 기독교는 정파를 초월하여 성경적 진리에 근거한 영적 신앙체계이다. 교회의 중심과제와 사명은 복음전파이므로 교회는 기본적으로 당파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생리적 특성을 안고 있다.
그러나 나치주의나 공산주의 같이, 모든 세상법의 근간이 되는 '하나님의 법'을 허물거나 '자유민주주의'에 위해가 되는, 국가의 위기적 정치상황이 예견되면, 교회는 영적전쟁에 돌입하기 위해 본질상 '비당파적'인 '신앙적 소신'의 외침을 크게 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권은 기독교 지도자가 특정 정당의 후보에 대해 소신발언을 하는 것처럼 보일 때, 이를 무턱대고 '정파적' 편향 발언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는 '야당' '여당'과는 무관한 '예수 그리스도'인 '성경'적 가치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권은 트럼프 대선 캠페인을 주도했던 당시 현역 폴라 목사의 예를 잘 참고해야 한다. '집단 지성'과 '집단 반지성'을 구분 짓는 것은 결국 'God factor'이다.
이에 대한 인식과 통찰이 결여되면, 현재 한국의 정치권은 결과적으로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거나 '반기독교적 차별' 또는 '종교탄압'을 행사하는 야만적 정치체제로 규정되어지게 된다.
목양을 하고 있는 현역 목사에 대해 '도주 가능성'을 구속사유로 삼은 대한민국의 사법계는 가히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도 남는 일이 아니겠는가! 한국이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 같아 몹시 부끄럽고 민망한 느낌이다…
‘하나님의 손길’은 특정 종교인이나 교회에만 닿는 것이 아님을 정치권과 법조계는 목하 똑바로 인지하고 ‘God factor’에 대한 존중의 자세를 바로 갖추어 주길 바란다.
#박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