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에서 조선·방산·원전(조방원)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상위권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반면 금융과 자동차 업종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 종목의 순위가 지난해 말과 달라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이 기존 자리를 유지했다.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였다. 지난해 말 38위였던 두산에너빌리티는 9개월 만에 11위로 올라섰다. 시가총액은 11조2400억원에서 39조59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원전 정책 강화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요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8위에서 5위로 급등하며 톱5에 진입했고,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도 각각 14위, 16위로 올랐다.
반면 금융주는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신한지주가 12위에서 15위로, KB금융은 9위에서 10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자동차 업종도 전기차 수요 둔화와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현대차가 5위에서 8위, 기아가 7위에서 9위로 밀려났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신약 개발 기대감에 지난해 말 30위에서 6위로 급등했고, 펩트론은 비만치료제 관련 기대감으로 1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보로노이, 파마리서치, 에스엠도 순위가 올랐다. 반면 HLB, 휴젤, 삼천당제약, 클래시스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조방원 업종의 강세가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낮은 구간에 들어섰다”며 “조선, 방산, 화장품, 엔터 업종은 단기 과열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