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통일학회(회장 최현범)가 18일 오전 서울 회현동 소재 성도교회(담임 박성기 목사)에서 ‘오늘, 통일을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37차 정기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먼저 ‘산정현교회의 구체적인 통일사역’이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는 “산정현교회는 1906년 평양에서 설립돼 오랜 역사 속에서 북한과 민족을 향한 관심을 이어왔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주요 통일사역으로 △정서적 사역 △성경적 시각 열어주기 △통일 관련 설교 및 교육 △통일을 위한 지속적인 기도 △구체적인 대북 지원 △통일 기금 준비 △북한 땅 밟기 또는 바라보기 △통일 대비 탈북민 모임 등을 소개했다.
그는 “1936년 마산 문창교회에서 평양으로 오신 주기철 목사님은 1944년 4월 21일 순교를 앞두고 고향인 경남 웅천이 아닌 평양 돌박산에 묻히길 원했다”며 “평양에 대한 깊은 사랑과 민족에 대한 염원이 담긴 결정이었다”고 했다.
또한 “1922년 장로로 임직한 민족 지도자 고당 조만식 선생과, 북한에 가족을 두고 그리워하며 통일을 염원한 장기려 장로 등 역사적 인물들이 산정현교회를 섬겼다”며 “이 같은 역사를 가진 교회는 다시 북한 땅에서 예배드릴 날을 바라보며 기도와 구체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주제발제에선 △하광민 박사(총신대)가 ‘한국교회 탈북민 목회 현황과 방향 연구: 코로나 펜데믹 이후를 중심으로’ △신효숙 박사(북한대학원대학교)가 ‘코로나 펜데믹 이후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현황과 사회통합의 과제’ △허남일 목사(그날교회 담임)가 ‘통일목회의 중요성과 방법’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탈북민 목회, 코로나 이후 질적 성장… “동반자로 함께 나아가야”
하광민 박사는 “코로나 시기 탈북민 목회는 온라인 예배 등을 도입하지 못해 양적으로는 타격을 받았지만, 팬데믹 이후 질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별히 국내 유입 탈북민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탈북민 목회가 성장한 점을 고무적 현상으로 평가했다.
하 박사는 코로나 이후 탈북민 목회의 방향으로 △관계 중심의 하이브리드 목회 모델 구축 △세대별·성별 맞춤형 목회 전략 △교회 유형별 역할 분화와 연계 강화 △탈북민 유입 감소에 따른 목회 전환 △남한 성도와의 진정한 통합 모델 개발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초기에는 한국교회가 탈북민의 남한 정착과 신앙 양육을 주도했지만, 현재는 탈북민들이 직접 탈북민을 양육하고 남한 교회와 소통하며 복음 문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며 “북한선교 최전선에서 한국교회의 비전을 현장에서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하 박사는 향후 과제로 “지금까지 탈북민 목회가 이룬 성과를 한국교회와 나누고, 한국교회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한 북한 교회 개척 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준비를 갖춘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탈북민 목회를 긍휼의 시각이 아닌 동반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이끌어가면서 북한선교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 북한이탈주민, 경제적 정착은 개선… 정신건강과 사회적 수용은 과제
신효숙 박사는 “1997년 북한이탈주민법 제정 이후 다양한 제도와 사업이 시행되며 지원 방향이 ‘보호’에서 ‘자립능력 향상’으로 전환됐다”며 “양적인 정착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났으며,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정적 자립을 위해서는 고용 형태의 질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경제적 정착과 달리 북한이탈주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만족도와 정신건강 수준은 낮은 편이다. 또한 사회적 수용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박사는 남북한 주민 사회통합의 과제로서 △정치적 도구화 방지 및 동반자로서 인식 확산 △인구구성 특성에 기초한 생애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 △다음세대를 향한 가족통합적 지원 △북한이탈주민 다음세대의 특성과 정체성 재구성 인정하기 △상호문화이해와 공감대화에 기반한 남북한 주민의 만남과 소통 △‘공존’교육과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 등을 말했다.
◇ 통일 목회 통해 용서·화해·사랑 실현… 교회 역할 중요
허남일 목사는 “한반도의 통일은 주변 강대국들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며 “북한의 지도부나 남한의 정권에 달린 것도 아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달려 있다. 하나님은 그분이 한국교회에 주신 통일 목회라는 사명을 감당하며 나아갈 때 북한을 우리에게 맡기실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분단된 지금도, 통일된 미래에도 교회가 소망이며 하나님이 이 땅을 고치시는 유일한 도구이기 때문”이라며 “용서하고 화해하고 사랑하며 환대하고 함께 나아가는 이 놀라운 일은 교회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교회는 통일 목회를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큰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