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근대계몽기 서양영웅전기 번역총서’ 17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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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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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지식인의 독립 열망 담긴 금서들… 8년간 번역·주석·영인 작업 마쳐
근대계몽기 서양영웅전기 번역총서 17권 이미지 사진. ©숭실대

숭실대학교(총장 이윤재)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원장 박삼열)은 ‘근대계몽기 서양영웅전기 번역총서’(전 17권, 보고사)를 2025년 상반기 중 완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총서는 대한제국 시기인 1907~1910년 간행된 ‘서양영웅전기’를 현대 한국어로 재번역한 시리즈로, 국권 상실의 위기 속에서 지식인들이 민중 계몽과 독립국가 건설을 염원하며 출간한 자료들이다. 일부 전기는 일제 통감부에 의해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총서에는 알렉산더 대왕, 잔 다르크, 나폴레옹, 워싱턴, 프랭클린, 비스마르크 등 서양의 주요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전기를 통해 당시 조선 지식인들이 독립과 근대국가 건설의 이상을 어떻게 수용했는지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고어와 국한문 혼용체로 쓰인 원문을 현대어로 정밀하게 번역하고, 각 권에 상세한 주석을 추가했다. 아울러 원서를 영인 부록으로 수록해 학술적 활용도를 높였다.

이번 번역 사업은 2017년부터 2025년 4월까지 8년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숭실대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의 출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근대 전환공간의 인문학, 문화의 메타모포시스’를 주제로 한 HK+사업단은 계몽기 서사와 담론의 재조명을 목표로 본 총서를 기획했다.

번역에는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소속 고전문학·현대소설 전공 교수진과 국문학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박삼열 원장은 “이번에 완간된 ‘근대계몽기 서양영웅전기 번역총서’는 서양 영웅담이 당대 조선의 근대화와 계몽운동을 촉진하고, 애국심과 독립정신을 어떻게 고취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료적 가치가 큰 자료”라며 “근대 공화국 시민의 정치적 정체성과 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교육 콘텐츠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총서에 포함된 17권 중 8권이 일제에 의해 금서로 지정됐다는 점은 이 책들이 단순한 전기가 아닌 식민지 지식인들의 저항의 목소리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당시 지식인들이 생산한 저항 담론으로서의 영웅전기에 주목해 향후 총서에 대한 심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은 이번 총서 완간을 계기로 ‘금서인문학’을 주제로 한 특성화 연구사업도 준비 중이다. 개항기부터 현대까지의 금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 근대 지식문화의 전개 양상을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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