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오는 8월 1일부터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여성 종목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는 새 정책을 시행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서명한 행정명령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을 제외하라'(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s)에 따른 후속 조치로, 연방 차원의 스포츠 공정성 강화 기조에 부합하는 결정이다.
USOPC는 7월 22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이 같은 정책 변경 내용을 발표하며, 산하 50개 이상의 종목 단체에 해당 사항을 통보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라도 사춘기 이전에 성전환을 완료하지 않은 경우, 여성 종목에 출전할 수 없도록 했다.
사라 허시랜드 USOPC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USOPC는 연방 법률에 따라 올림픽과 패럴림픽 경기에 있어 공정성과 형평성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이번 결정은 이러한 원칙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종목별 경기 단체들도 관련 규정 개정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USA 펜싱은 8월부터 "여성 종목의 출전 자격은 생물학적 여성에게만 부여된다"는 조항을 명문화했고, USA 수영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1년 이후 각 종목 단체가 자율적으로 성별 관련 출전 기준을 정하도록 방침을 전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조치는 이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을 취한 사례로 평가된다.
IOC의 커스티 코번트리 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 후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은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밝히며 유사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으나, 아직까지 IOC 차원의 일괄적인 출전 제한 규정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번 미국의 정책 전환은 향후 국제 스포츠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