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서공회는 지난 4월 청년층 중심의 교회 성장 현상을 보고하며 이를 ‘조용한 부흥’이라 명명했다. 이에 따르면, 18~24세 청년의 월 1회 이상 교회 출석률이 2018년 4%에서 2023년 16%로 4배 증가했다. 다만 영국 현지 선교사 최종상 목사는 “다만 이 현상이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최 목사는 「바울로부터(바울의 흔적이 전해옴 메시지)」(두란노) 저자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영국의 ‘조용한 부흥’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통계의 오류일 수 있다. 설문의 질문은 매주 1회가 아닌 월 1회 교회 출석을 물었다. 이것만으로 그 사람이 진실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자라고 보기엔 어려울 수 있다. 저의 체감상 영국 젊은이들의 교회 출석률은 그닥 높지 않은 상황이다. 통계대로 영국 부흥이 임하길 바라고 기도하고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실상은 영국 전역에서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 ‘조용한 부흥’ 현상이 현재 영국교회의 전체 그림을 대변하는지는 의문이다. 부흥은 한 단체의 성장이나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과 전파성을 담보해야 한다. ‘조용한 부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두고봐야 한다.”
-영국 전역에서 교회가 문을 닫고 있는 이유는?
“고령화 및 청년 세대들의 교회 이탈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청년 세대들의 교회 이탈 가속화 이유는?
“부모 세대의 신앙 전수 실패에 있다고 본다. 또 다른 요인으로 영국은 전도에 대해 부정적인 문화가 있다. 축구 등 유흥 문화도 청년들의 교회 이탈의 한 요인이기도 하다.”
-영국교회의 쇠락을 이끈 독특한 현상이나 문화가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첫째, 영국교회는 전도를 잘 안 한다. 영국에서 절대 얘기하지 않는 두 가지가 있는데, 연봉 액수와 종교다. 둘째, 영국 목회자들의 현실 안주다. 성공회, 감리교 등 영국의 전통 교단들은 소수 목회자만 뽑는다. 대신 그들에 대해 평생 재정적 안정을 보장한다. 은퇴 이후 연금도 보장한다. 지난 2022년 영국 성공회 헌금 총액의 70%가 은퇴 목회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그래서 이러한 비용을 충당하고자 영국교회들은 역설적으로 비어있는 예배당을 팔고 있다고 한다. 또 소수의 목회자가 다수 교회를 담임하면서 교인 심방 등 목회를 직장 개념으로 하기도 한다. 한 목회자가 10개 교회를 돌보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목회의 공무원화 측면이 강하다. 제가 담임하는 영국교회의 교인들도 제 목회 후임자로 영국인 목회자보다 한국 목회자를 원한다고 말한다. 왜냐면 영국 목회자를 초빙하면 교인 심방 등 목회보다 개인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목회자들이 목회에서 사명감을 지니고 더 열정적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셋째, 신학의 자유주의화다. ‘부활이 없다’, ‘바울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 등 이런 해석들이 영국교회 전반에 퍼져가면서 교회 쇠락이 가속화된 측면이 강하다.”
-영국에선 전도가 불법 행위인가?
“저는 2016년부터 정기적으로 시내 중심가에 가서 마이크로 노방전도를 해왔다. 그걸 보면서 영국 목회자들은 지레 겁을 먹는다. 저는 그들에게 ‘미리 허가는 받을 필요가 없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책임지겠다’고 안심시킨다. 지금까지 전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없었다. 스케치 보드에 그림을 그리면서 재미있게 복음을 들려주면 사람들도 좋아한다. 제지하는 사람들도 없다. 다만 복음을 전할 때 지혜롭게 해야 한다. 가령 ‘동성애는 죄악’ 등의 메시지를 강하게 얘기하는 경우엔 체포되는 경우도 봤다. 하지만 영국에서 전도가 법적으로 금지된 상황은 아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제자 2명이 영국에서 교회 2곳을 개척했다. 이들의 성공적 목회와 영국교회의 부흥을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