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발효 임박… 한국 수출에 경고등

수출 감소 속 25% 관세 현실화 조짐… 정부, 통상 패키지 협상 총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현지 시간) 캘거리 한 호텔에 차려진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수출에 대한 압박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한국의 수출액은 36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의 수출은 기본 관세 10%가 적용되는 상황에서도 2.1% 줄어든 64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대만 수출은 29.9% 증가했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도 3% 상승하는 등 일부 시장에서는 오히려 회복세가 관측됐다. 이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기업들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는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철강 수출이 지난해 26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줄었고, 자동차 부품 수출도 8.4%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이 예고한 25%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 산업 전반에 걸쳐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방위비 증액, 비관세 무역 장벽 등 다양한 사안을 포괄한 '패키지 협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GDP의 5%까지 방위비를 확대하는 데 합의한 가운데,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스페인에 대해 관세 인상으로 압박하는가 하면, 일본을 상대로도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디지털 통상 정책과 농산물 수입 기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 제한,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점 규제는 디지털 분야에서 논란이 되고 있으며, 농산물 부문에서는 쌀 수입 쿼터 확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사과 등의 검역 기준 완화 요구가 거론된다.

정부는 통상 문제 해결을 위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다시 미국에 파견했다. 위 실장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릭 미국 상무부 장관과 '2+2 통상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관세 철폐보다는 일부 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아시아 통상 전략을 담당했던 마이클 비먼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성공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한국은 15~18%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러트릭 미국 상무장관은 내달 1일부터 모든 국가에 대해 최소 10%의 기본 관세를 유지할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무역 정책 기조가 단기간 내 유연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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